|

성경적 상담의 방법으로서의 자료수집과 분석
황규명(총신대학교)
Ⅰ. 서론
성경적 상담에서 자료수집과 수집한 자료의 분석은 좋은 상담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의 하나로 간주된다. 일반적으로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내담자가 가져온 문제를 다루게 되는데, 내담자에 대한 내용을 알기 위한 절차가 자료 수집이다.
일부 심리학적 상담 이론에서는 이러한 자료 수집이 상담자의 기술에 포함된다. 정신분석 상담을 살펴보면, 이 상담의 목표는 무의식에 근거하고 있는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와 행동에 대한 동기를 각성하고 통찰하여 의식 수준에서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즉 자아에 대한 인식과 기능을 강화하여 심리적 갈등의 원인을 해결하는데 있다. 이 상담에서의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의 자아기능이 강화되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무엇보다도 내담자의 ‘자아에 대한 인식’이 생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상담자는 내담자의 무의식으로부터 나오는 자료와 상징적 정보를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만 한다. 내담자는 자유연상, 꿈, 전이, 저항 등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주요한 자료를 노출시키게 되는데, 상담자는 그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내담자로 하여금 미해결의 문제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애들러의 심리치료 이론에서는 내담자의 삶의 방식에 대한 조사(life-style investigation)를 한다. 내담자의 가족 구성원들의 위치를 살펴봄으로써 내담자가 자기 삶의 방식을 확신할 수 있는 여건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한다. 내담자가 가족 중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또 학교에서나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떠했는지 알아본다. 이와 같은 활동은 자료수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목적과 방향이 성경적 상담과 다르다. 내담자의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내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하여 관심이 있지만, 그의 마음속에 있는 죄성에 대하여,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하여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성경적 상담과는 다르지만 정신분석학에서는 나름대로 자료수집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행동주의 상담과 인간중심 상담에서는 자료수집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행동주의 상담의 일반적인 목적은 학습을 위한 새로운 조건들을 조성함으로써 내담자로 하여금 부적응 행동을 제거하고 바람직한 새로운 행동을 강화시켜 이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담자로부터 나오는 자료가 아닌 오직 문제행동에만 관심을 갖는다. 즉 인간을 외부적 요인에 의해 조형되는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에, 인간의 주관적인 경험과 내면의 심리적 과정을 도외시한 상담기법이다.
로저스의 인간중심 상담에서는 무엇보다도 상담의 과정이나 문제해결에 대한 내담자의 주체성과 책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상담의 진행과정은 상담관계의 수용적인 분위기 속에서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개방하고, 자신을 수용하며,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가며, 더 나아가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으로 성장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상담자의 자료 수집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며 대신 인간중심 상담자들이 갖추어야 할 태도와 자질은 공감적 이해, 무조건적 긍정적 배려, 일치성과 솔직성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자료수집의 과정은 내담자를 돕기 위해 모든 상담학의 이론에서 다양한 형태와 기술로 나타난다. 성경적 상담에서는 이러한 자료수집의 과정이 매우 심도 있게 다루어지는데, 이는 내담자의 마음을 아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계가 있는데, 성경적 상담에서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을 뿐 아니라 범죄하고 타락한 존재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담자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내담자의 생각과 마음이 어떠한지 성경에 비추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성경적 상담의 필수적인 과정의 하나로서 자료수집과 그에 따른 자료 분석에 대해 고찰해보기로 한다.
Ⅱ. 자료수집
1. 자료수집의 목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단지 문제를 밝히거나 죄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료를 수집한다는 의미는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특히 성경적 상담자로서 내담자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목표는 내담자의 인격을 이해하여 하나님께서 돕기 원하시는 방법으로 내담자를 돕는 것이다. 또한 인격을 이해한다는 것은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상담자의 목표는 내담자의 자기 인식과 자기 이해를 야기시키는 것이다. 내담자 스스로 자기를 성찰하고 자기를 돌아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질문이 필요하다.
인류의 타락이 미친 비극적 영향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마음이 영적으로 눈이 멀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성경적 상담이 어렵게 되며 자료수집의 과정이 단순하지 않게 된다. 인간은 타고난 죄악성 때문에 자신에 관한 인식에 있어서 소경과 같다. 그러므로 성경적 상담에 있어서의 자료수집은 언제나 두 가지 목표를 가져야 한다. 첫째, 자료수집의 과정을 통하여 상담자가 성경적 상담으로 내담자를 돕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더욱 근본적인 목표는 상담자가 오랫동안 눈 먼 상태에 있던 내담자의 마음의 눈을 열어주기 위한 메시야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눈 먼 자의 눈을 뜨게 해주는 사역은 메시야 사역의 핵심이다. 이사야는 장차 오실 메시야를 대망하면서, “그 때에 소경의 눈이 밝을 것이며 귀머거리의 귀가 열릴 것이며 (사 35:5)” 라고 하였다. 또한 하나님께서 약속하시기를, “내가 소경을 그들의 알지 못하는 길로 이끌며 그들의 알지 못하는 첩경으로 인도하며 흑암으로 그 앞에 광명이 되게 하며 굽은 데를 곧게 할 것이라 내가 이 일을 행하여 그들을 버리지 아니하리니 (사 42:16)” 라고 하셨다. 그리스도께서 산상보훈 가운데 우리에게 분부하시기를, 죄의 흑암을 향해서 빛을 비추는 사역을 감당하라고 하셨다. 우리의 목표는 인간관계나 상황의 어두움을 드러내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의 어두움을 드러내어 복음을 거기에 적용하는 것이다.
처음에 내담자가 와서 상담을 시작할 때, 그들은 이미 영적 소경의 상태로 고통을 받는 중에 있다. 그들은 스스로 보지 못하기에 상담자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때 올바른 질문을 해야 하는데, 올바른 질문을 하지 못하면 올바른 대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잘못된 질문을 함으로써 영적 소경이 된다. 예를 들면, “하나님은 왜 나의 삶에 관여하지 않으시는가?”라고 질문하는 것은 잘못된 대답으로 인도한다. 좋은 질문은 “하나님은 내 삶에서 역사하시는데 왜 나는 모르고 있는가?”라고 하는 것이다. 즉 그들이 전에는 자신에게 질문해 보지 않았던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이는 내담자들을 영적 소경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삶에 대한 성경적 원리를 이해한 후에 가능한 것이다. 성경은 거울과 같다. 거울을 통해서 비로소 그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성경적 사고에 입각한 질문을 통하여 내담자가 전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자신에 대해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2. 자료수집에 있어서 전제의 문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울타리 안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의 개인적인 삶의 진정한 상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좋은 질문을 하지 못한다. 상담자 중에도 종종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질문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내담자가 말할 때, 그러한 상담자는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아버지나 학교 이야기를 하면, 내담자의 아버지나 학교가 아닌 자신의 아버지나 학교를 생각하며 내담자와 동일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료수집에 있어서 전제의 문제는 중요한데, 상담자는 자신의 경험을 상담에 끌어들여서 내담자를 해석하는데 그것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전제하지 말고 질문을 해야 한다. 만약 알고 있다 하더라도,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해야 한다. 만일 상담자가 상당한 자료수집을 통하여 검토가 되지 않은 전제들을 갖고 상담에 임한다면, 그는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내담자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담자의 결론은 불명확한 전제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상당한 자료수집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
성경적 상담자가 이러한 전제를 갖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신학적인 것이며, 다른 하나는 경험적인 것이다. 먼저 신학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빈손이 아닌 성경의 신학을 가지고 간다. 말씀의 신학은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설명해준다. 성경은 우리를 알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 마음의 깊은 생각들과 동기도 알고 있다. 인간의 감정과 의식, 그리고 의사소통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성경적인 통찰력은 큰 선물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에 대해서 근본적인 것들을 아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특별한 개개인들을 아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사람들을 안다고 전제하기 때문에, 좋은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에 나타난 모든 사람의 창조주이시며,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려주시는 계시자일 뿐만 아니라, 또한 그들 삶의 모든 세세한 것들에 대한 주권자이시다. 하나님의 주권 때문에, 어떠한 두 사람도 정확하게 똑같은 이야기를 갖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우리들 각자를 독특하게 창조하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들 각각의 이야기들을 주권적으로 만드시고 인도하신다. 따라서 성경이 사람에 관하여 말하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어떤 특정한 사람을 온전히 알 수 없다. 물어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삶에 있는 독특한 부분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우리의 창조주”와 “우리의 주권적인 주님”으로 인식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즉, “보편적인 인간 진리들”과 “독특한 개개인의 특성들”로 서로에 대해 알기를 구해야 한다.
전제를 갖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의 경험이다. 우리는 실제보다 서로에 대하여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쉽게 가정한다. 더 위험한 것은 비슷한 경험과 동일한 경험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정이라고 말할 때 다른 사람의 경험과 나의 경험이 비슷할 수는 있지만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생각과 기대와 경험의 정확한 일치를 전제할 때, 물을 필요가 있는 질문들을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성경적 상담자는 공유된 경험의 실제 그리고 전제의 유혹과 싸울 때, 습관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항상 내담자에게 그들의 용어를 정의하게 하라(What?). 인간의 언어는 복잡하다. 한 단어 이상이 사용되면, 그것이 갖게 되는 의미의 뉘앙스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 부인이 어젯밤에 남편과 크게 싸움을 했다고 말했을 때, 그 ‘큰 싸움’이 일반적인 부부간의 대화 같을 수도 있고 혹은 핵전쟁 같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내담자에게 규칙적으로 그들의 용어를 정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내담자가 사용했던 용어의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예를 들어 명료화시켜라(How?). 내담자가 사용하는 용어들은 의미 있는 상황에 대한 언어적 속기이다. 마치 비디오를 보듯이 ‘큰 싸움’에 대한 그 부인의 설명을 듣는 것은 성경적 상담자로 하여금 구체적이며 개인적으로 이해하게 할 것이고, 드라마의 감각과 그 순간의 감정을 전해줄 것이다.
셋째, 내담자에게 그들이 말했던 예들에서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설명하게 하라(Why?). 내담자에게 자신의 관점과 행동 뒤에 있는 논리를 설명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담자는 용어의 정의와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행동 뒤에 있는 마음을 약간이라도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3. 자료 수집의 원칙
자료수집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부분의 내담자들은 처음에 상황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말하게 된다. 상황은 삶의 내용이나 주변 환경, 관련된 인물 그리고 당면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내담자나 내담자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했는가를 말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내담자는 외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상담자는 이러한 시간을 통하여 내담자와 관계형성을 해야 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 자료수집은 외부적 초점에서 내부적 초점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즉 내담자의 외적인 상황에서부터 시작하여 그의 마음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내담자의 마음에 이른다는 것은 내담자의 목적, 가치관, 동기, 욕구, 보물, 우상, 사상, 관점, 안목, 전제, 해석 등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과정에 있어서 상담자와 내담자간의 신뢰형성이다.
4. 자료 수집의 방법
1)질문
자료 수집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눈과 귀로도 자료 수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담자에게서 자료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하는 것이다. 특히 좋은 질문은 많은 자료를 얻게 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질문이 좋은 질문인가? 여기에는 네 가지 원리가 있다.
첫째, 항상 ‘네‘ 혹은 ’아니오‘로 대답할 수 없는 개방된 질문(open-ended question)을 해야 한다. ‘네’ 그리고 ‘아니오’를 묻는 질문은 많은 정보를 주지 못한다. 폐쇄된 질문(closed question: ‘네’ 혹은 ‘아니오’의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은 오해를 낳을 수 있는데, 이는 내담자가 왜 그렇게 대답했는가에 관한 생각을 할 때에, 결국 상담자 자신의 전제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방된 질문은 내담자가 생각하는 것, 내담자가 원하는 것, 그리고 내담자가 하고 있는 것을 드러내지 않고 대답할 수 없게 한다. 다시 말하면 개방된 질문은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살펴보고, 자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대답하도록 요구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둘째, 넓은 질문(survey question)과 깊은 질문(focused question)을 적절히 사용하여 질문해야 한다. 넓은 질문은 내담자의 삶의 여러 영역을 살펴보는 것으로, 주제나 패턴을 발견하는 데 유익하다. 깊은 질문은 내담자의 삶의 한 부분을 깊이 탐구하는 것으로, 뿌리와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내담자는 전인격적인 존재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가 행한 모든 것이 그의 삶의 모든 다른 영역에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내담자의 삶의 각 영역에서 알려진 한 가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증명해 가는 동안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자료들을 알도록 인도해준다. 어떤 사람을 정말로 알기 위해서는 두 가지 종류의 질문을 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의 인생을 호텔에 비유해보자. 일정한 거리마다 문들이 있는 그 복도는 한 사람의 인생을 나타낸다. 문을 열면 나타나는 방은 그 사람의 삶의 다양한 면을 보여준다(직장, 결혼, 부모역할, 가정, 영적 생활, 그리스도의 지체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재정, 성, 의사소통, 문제 해결, 목적, 동기, 욕구 등등). 이 사람에 관하여 알 필요가 있는 모든 것들은 그 복도와 방들 안에 있다. 그 사람에 대하여 알아갈 때, 상담자는 각각의 방들을 살짝 엿보면서(넓은 질문) 그 복도를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어떤 방에 들어가서(깊은 질문)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도 할 것이다. 한편, 어떤 때에 어떤 종류의 질문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지혜의 문제이다.
셋째, 특정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는 특정한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에는 다섯 가지 종류의 질문이 있다.
무엇? (What) : 이 질문은 일반적인 정보를 드러내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다. (“무엇을 했죠?” “나는 내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How) : 이 질문은 어떤 것이 행해진 방법을 보여준다. (“당신은 그녀에게
어떻게 말했나요?” “나는 그녀에게 15분 동안 소리 질렀습니다!”)
왜? (Why) : 이 질문은 사람의 목적, 욕구, 목표 혹은 동기 등을 드러낸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은 소리를 질렀죠?” “나는 그녀가 한 행동에 대해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그녀가 알기를 원했어요.”)
얼마나 자주? (How Often) 그리고 어디에서? (Where) : 이 질문은 한 사람의 삶에서 주 제와 패턴을 보여준다. (“이것이 어디에서 일어났죠?” “저녁식탁에서요. 저녁식사가
힘들었죠. 우리는 둘 다 지쳤어요. 우리는 어린 자녀들이 있습니다. 식사가 전혀 편하지 않아요! 저녁 식사는 항상 우리에게 긴장을 주죠.”)
언제? (When) : 이 질문은 사건의 순서를 보여준다. (“저녁 식사 중에 정확히 언제부터 소리 지르기 시작했는지 나에게 말해주세요.” “혼란스러운 중에 내 아내가 ‘오늘 당신은 어떻게 지냈나요?’라고 말했어요. 그녀는 분명히 날 괴롭히는 것인데, 왜냐하면 내가
그녀에 대해 묻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나는 “당신이 정말 관심이 있는 것인가 혹은 단지 심술을 부리는 것인가?”라고 말했어요. 그녀는 “글쎄요. 여기에서 당신은 흥미롭고
중요한 삶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잖아요. 그렇죠?”라고 말하더군요. 그 때 내가 폭발했어 요.”)
이러한 질문들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상황), 그 사람이 그것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는지(마음의 생각과 동기), 그가 어떻게 반응했는지(행동)에 대한 상담자의 이해를 넓고 깊게 할 것이다. 상담자는 한 영역에 초점을 맞추든지 혹은 한 사람의 삶을 전체적으로 보든지 간에 이러한 질문들을 사용해야 한다.
넷째, 점진적으로 발전되는 노선으로 질문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들은 이전의 질문에서 드러난 정보에 기초해야 한다. 즉 일련의 질문들에는 순서와 논리가 있어야 한다.
2) 질문할 때에 주의할 점
자료 수집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앞의 질문에서 얻은 정보에서 유출된 질문들이 이루는 발전적 질문 노선이어야 한다. 그러나 상담자들은 잘못된 질문으로 유용한 정보들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질문할 때 피해야 할 일은 첫째, 상담자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질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내담자들의 삶이 상담자의 삶보다 흥미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 상담자의 선택목록에 내담자를 가두는 흑백논리의 질문을 피해야 한다. 셋째, 반대심문, 취조, 추궁, 유도심문조의 질문을 피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에 내담자들은 마음을 닫고 방어적이 된다. 넷째, 단번에 퍼붓는 질문 공세를 피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은 내담자들을 심리적으로 위축하게 만든다. 다섯째, 상담자의 복안을 위장하기 위한 질문을 피해야 한다. 여섯째, 불특정 혹은 일반적인 정보로 만족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3)관찰
상담자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비언어적 자료를 보고 듣는 것을 배워야만 한다. 프로이드는 “볼 줄 아는 눈과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진 자는 사람이 비밀을 간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신할 것이다. 입술이 침묵하면, 손가락으로 수다를 떤다. 배역이 온몸의 모든 땀구멍으로부터 줄줄 흘러나온다.”라고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몸, 그리고 몸의 움직임을 통해 사람의 내면 깊숙한 세계를 탐사해 낼 수 있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당황해 하거나 안절부절, 긴장, 얼굴을 붉힘, 책임 회피, 대화의 방향을 바꾸는 것, 용모, 옷차림 등이 보여주는 신호를 읽어야만 한다. 이러한 옷차림과 얼굴 표정에 변화가 나타나면 상담의 방향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바꾸어져야 한다. 이러한 신호들은 상담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비언어적 자료의 변화는 상담의 진보 혹은 퇴보를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주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4)숙제
성경적 상담의 특징인 숙제는 자료 수집의 방법에 있어 가장 좋은 도구가 된다. 잡지나 연구서, 일반 서적, 혹은 행동의 목록 등이 도움이 되며, 그 중에서도 성경은 가장 좋은 도구가 된다. 상담자는 이러한 숙제를 점검하면서 내담자의 욕구의 주제나 행동의 주제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상담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로 성경을 사용함으로써 내담자에게 성경이 제시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5) 경청
자료 수집을 할 때 상담자는 무엇보다도 내담자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왜 도움을 요청하는지, 지금 도움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들어주어야 한다. 내담자가 처한 사건의 역사와 배경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한 내담자의 염려와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들어야 한다. 그리고 내담자의 말 속에 들어있는 종교적 확신과 반면 마술적인 생각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내담자의 독백이나 질문하는 방법,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 내담자의 해석이나 깔려있는 전제들과 설명들, 일반사항이나 과장 그리고 파국을 일으키는 것들, 지속적인 주제들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각 진술마다 3가지 요소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즉 내용과 감정과 의도이다. 상담자가 좋은 청취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6) 상담기록과 그 밖의 방법들
상담자는 내담자의 허락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알아봄으로써 자료 수집을 할 수 있고, 주의 깊은 상담기록과 그에 대한 복습을 통해서도 자료 수집을 할 수 있다. 또한 실제 상담 시간 동안에도 내담자의 행동을 통해 그리고 내담자와 상담자와의 관계를 통해서도 자료 수집을 할 수 있다.
Ⅲ. 자료 분석
1. 자료 분석의 방법
사람들은 그들의 경험의 사실에 근거해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실에 대한 그들의 해석에 근거해서 삶을 살아간다. 이것이 상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상담할 때 사실에 근거하여 상담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에 근거하여 상담하는 것이다.
상담에서의 해석은 내담자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상담자의 시도라고 볼 수 있는데, 해석은 내담자가 보이는 행동들 간의 관계 및 의미에 대한 가설을 제시하는 것이다. 해석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담자의 이론적 배경에 따라서 해석은 다양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전적 정신분석 상담자들은 반영과 명료화도 해석의 범주 속에 포함하는 경향이고, 어떤 분석적 치료자들은 주로 내담자를 저항의 본질에 직면시키려 하는 언급만을 해석으로 간주한다. 또한 인간중심상담의 상담자들은 일반적으로 해석은 피하고 주로 명료화나 감정의 반영을 사용한다. 이들은 해석이 저항을 조장하며 상담자에게 너무 많은 치료적 책임을 갖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감정의 반영도 대부분 온화한 해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경적 상담학이 성경적인 것은 모든 사실을 성경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얻은 자료를 성경적으로 조직화(organization)하고 해석(interpretation)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과 나눈 내용에 대해 성경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소경을 인도하는 소경이 될 것이다.
신체적인 소경과 영적인 소경의 다른 점은 전자의 경우는 본인이 소경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본인이 잘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신체적인 소경은 자신의 한계성을 즉시 깨닫고 거기에 대처한다. 그러나 영적인 소경은 자기의 소경됨을 인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뛰어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영적 소경의 근본적 특징은 자신의 소경됨에 대하여 스스로 소경이라는 점이다. 이는 마치 로마서 1장에,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우준하게 되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금수와 버러지 형상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22-23)고 말씀한 것과 같은 상태이다.
성경적 상담자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 사람을 이해하고 이 상황에 대해 말해주는 성경의 주제, 전망, 약속 그리고 명령은 무엇인가?”
상황을 이해하는 첫 번째 단계는 자료를 단순한 성경적 범주로 조직화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세탁물을 정리하거나 퍼즐 조각을 모으는 것과 같다. 이러한 과제를 끝냈을 때, 우리는 뒤로 물러서서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다. “성경은 이 사람과 이 상황의 어느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가?”
자료를 조직화하기 위해 필요한 성경적인 범주는 상황, 반응, 사고, 동기이다.
상황(Situation)
상황이 어떠한가? 상황은 내담자가 처한 압박들이다.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매일 매일의 책임, 기회, 임무, 유혹, 인간관계, 문제들... 이런 것들이 내담자가 처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즉, 이 범주에는 내담자의 세상, 즉 과거와 현재에 관련된 내담자의 상황을 설명하는 모든 자료가 포함된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상황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을 도우려면 각자의 상황들을 알아야 한다.
반응(Response)
내담자는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여기에는 내담자의 행동에 관한 사실들이 포함된다. 상황이 주는 어려움은 내담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죄악성과 여러 가지 우상으로 말미암은 부정적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마음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님의 역사로 정화되어 있다면, 긍정적 반응을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현재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부정적 반응이 지배적이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사고(Thoughts)
내담자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기에는 내담자가 자신의 세상을 어떻게 해석해왔는지에 대한 자료가 포함된다. 이 자료들은 내담자가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내담자가 생각하는 방식들이 어떠한지,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성경적 상담자는 내담자가 가진 과거, 현재, 자기 자신, 하나님, 미래에 대한 잘못된 관점을 분석해야 하며, 그들의 그러한 생각이 성경에 비추어 보아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동기(Motives)
내담자는 상황으로부터 혹은 상황 가운데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여기에는 내담자의 욕구, 목표, 보물, 동기, 가치, 그리고 우상에 관해 상담자가 알게 된 것이 포함된다. “내담자는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내담자의 마음을 정말로 지배하는 것은 무엇인가?”의 내용이 포함된다. 성경은 사람의 마음속의 생각과 동기가 그를 지배한다고 말한다. 생각과 원하는 것이 마음의 두 가지 중심된 기능이다. 마음은 언제나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 생각과 동기들이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2. 민수기 11장에 나타난 자료의 분석
이러한 범주에 따라 민수기 11:4-23절의 내용을 분석해보자. 민수기 11:4-23절의 내용은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주고, 생각이 행동을 결정해가는 것을 보게 한다. 백성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다음에 모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로 한다.
1) 백성의 경우
[상황]
과거의 상황 - 애급에서 힘들게 노예 생활을 하며 지냈다. 그러나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였다.
현재의 상황 - 애급에서 모세를 따라 나와 광야생활을 하고 있다. 광야에서 생활 하므로 먹을 음식은 한정되어 있으며, 하나님께서 만나를 주셔서 그것을 먹고 생 활하고 있다.
[반응]
애급에서 먹었던 맛있는 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할꼬?”(4절) 하면서 하나님과 모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이제는 우리 정력이 쇠약하되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도다.”(6절) 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만나에 대하여 감사하는 대신에 불평을 하고 있다.
[사고]
과거 -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급을 고난의 장소가 아닌 식당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의 과거에 대한 기억은 잘못된 것이다. 420년 동안 노예 생활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부르짖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고통 받고 죽음만이 있는 애급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애급에 대하여 바로 생각한다면, 그곳으로 돌아갈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잘못된 생각이 잘못된 행동을 낳고 있다. 내담자가 과거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현재의 삶에 대한 잘못된 대응을 하게 만든다.
현재 - 일반적인 이스라엘인들은 고난을 받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아침마다 맛도 없는 것을 수집하여 빵을 만들어 먹었다. 그들은 만나에 질렸고 싫어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만나가 주는 기적의 영광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각기 장막 문에서 울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어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곡식을 재배할 수 없고, 가축을 기르기에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언약적 사랑으로 매일 아침 음식을 제공하고 계셨다. 이것은 성경 전체에서 말씀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놀라운 근거이다. 나는 너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는 약속 안에서 하나님은 언약을 지키신다. 예수님은 그 분 자신이 만나라고 증거하신다. 예수님이 만나이고 생명의 떡이신 것이다. 이 기적은 그리스도가 누군지를 이해하게 하는 장면이다. 예수님은 인간 스스로 자신을 도울 수 없을 때 진정한 도움이 되시는 분이시다. 내담자는 그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보지 못한다. 그들은 매일의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채우심을 보지 못한다. 그들은 장님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들의 잘못된 생각이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담자는 자신의 삶에 하나님이 계심을 잊고 공포에 떨며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 -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그들은 놀라운 기적들을 통하여 지옥과 같았던 애급의 노예생활로부터 탈출하게 해주신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과 자신들과의 특별한 관계를 기억하지 못했다. 영적인 무지에 있는 내담자는 상황 속에서 자신 스스로를 하나님께 사랑받으며 그분의 아들의 형상에 따라 지음 받은 자로서 보지 못하고, 대신에 스스로를 어려움 당하기 위해 선택된 자로 본다.
하나님 -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는가? 그들이 보는 하나님은 믿을 수 있는 하나님이 아니었다. 즉 하나님의 돌보심을 믿지 않았고, 순종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것은 내담자에게도 잘 나타난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역할도 바로 알지 못한다. 하나님에 대한 관점이 잘못된 것을 보면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에게 하나님은 작고 연약한 하나님일 뿐이다.
미래 - 이미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의 생각 중에 절망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절망적이 아니라 생각이 절망적이다. 내담자들도 역시 절망적으로 그들의 생각을 몰아간다. 이스라엘 백성은 두 가지를 알고 있으며, 두 가지의 선택이 있다. 첫째, 자신은 이집트로 돌아갈 수 있으며 그곳은 노예의 땅이며 살아갈 땅이 아니다. 둘째, 자신이 따라야 하는 하나님은 연약하고 무정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제 어느 것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장막 밖으로 가서 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기]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러한 행동을 촉발시킨 첫 번째 동기는 음식에 대한 탐욕이다. 4절에서도 “무리가 탐욕을 품으매”라는 말로 그들의 마음의 동기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러한 동기는 단순히 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귀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 힘들고 괴로운 광야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과 그로 인한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 그들로 이러한 행동을 하게 한 것이다.
2) 모세의 경우
[상황]
과거의 상황 - 애급에서 많은 이적을 행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여 나왔다.
현재의 상황 -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살핌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물과 불평으로 인해 그의 마음도 기뻐하지 아니하고 괴로운 상태에 있다.
[반응]
“나로 주의 목전에 은혜를 입게 아니하시고 이 모든 백성을 내게 맡기사 나로 그 짐을 지게 하시나이까(11절)”, “이 모든 백성을 내가 잉태하였나이까(12절)”, “즉시 나를 죽여 나로 나의 곤고함을 보지 않게 하옵소서(15절)” 라고 여호와께 간구하며 불평과 원망을 쏟아내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고기를 주셔서 일개월간 싫도록 먹이시겠다고 하셨을 때, “그들을 위하여 양떼와 소떼를 잡은들 족하오며 바다의 모든 고기를 모은들 족하오리이까?”(22절) 하면서 하나님을 불신했다.
[사고]
과거 - 모세는 과거에 행하셨던 하나님의 모든 일들에 대한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의 인생을 통해서,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에서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그들에게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며,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과 자신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수직적인 차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스라엘 백성의 반응이 자신의 괴로움으로 다가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를 통틀어 모세에게는 지금이 가장 괴로운 시간인 것이다.
자기 자신 - 모세는 기도할 때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 자신의 짐을 위한 기도였다. 모세는 자신을 잘못된 관점에서 보고 있다. 모세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백성의 모든 짐을 지게 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백성들은 고기를 달라고 외치고 있고, 고기를 찾는 것은 자신의 일로 생각했다. 또한 이는 불가능하다고 확신했다. 그러므로 실패를 확증하고 있는 것이다. 모세는 실패의 확증 속에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기도한다. 그는 정말로 낙심하여 하나님께 자신을 죽여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하나님의 백성을 모세 혼자 지고 가고 있는가? 매일 매일 하나님께서 그들을 지고 가신다. 그 증거로 첫째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이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백성을 인도하셨다. 둘째는 매일 아침에 주신 만나이다. 매일 아침 하나님이 함께 계시고 필요를 채우심을 상기시키셨다. 즉 매일 약속을 지키심을 확증시키신 것이다.
하나님 - 모세에게 하나님은 어떻게 비추어지는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기를 원하면 주겠다고 하셨을 때, 모세는 백성의 수가 얼마나 되는데 그럴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모세는 하나님을 작고 연약하여 자신들을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미래 - 모세는 낙심과 절망으로 앞으로 하나님의 구원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고기를 주어서 먹게 해주시겠다고 해도, 그러한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절망으로 모세는 하나님께 죽여 달라고 하는 것이다.
[동기]
모세는 이 모든 짐을 하나님이 아닌 자신이 지고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의 어려움을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마치 자신이 하나님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면서 어느새 그의 마음속에는 교만이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근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깔려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에게 너무도 어려운 일을 맡기시어 곤경에 빠뜨리셨으며, 지금 이 문제는 하나님도 해결하실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민수기 11장의 내용에 나타난 이스라엘 백성과 모세의 자료들을 살펴보고, 그 분석을 통하여 그들의 상황과 반응과 사고와 동기를 알아보았다. 상황에 대한 그들의 사고는 반응에 영향을 미쳤고, 그들의 사고는 그들의 동기에 의해 좌우되었다. 즉 마음속 깊은 곳의 탐욕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인 눈을 가리었고, 그래서 그들은 이 모든 상황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였던 모세는 그 마음속에 자신이 하나님인 것처럼 모든 일을 다 해결해야 한다는 영적인 교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특별하신 계획을 따라 인도되었던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가장 가깝게 느꼈던 모세조차도 그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던 동기, 다른 말로 하면 마음의 우상에 의해 영적인 눈이 멀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민수기의 분석을 통해서 성경적 상담자는 내담자에 관한 자료들을 성경적 범주로 조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내담자의 자료에 대해 성경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성경적 상담자는 소경을 인도하는 소경이 될 것이다.
Ⅳ. 결 론
지금까지 성경적 상담의 필수적인 과정의 하나로서 자료수집과 그에 따른 자료 분석에 대해 살펴보았다. 성경적 상담에서의 자료 수집은 내담자의 인격을 이해하여 하나님께서 돕기 원하시는 방법으로 내담자를 돕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성경적 상담자는 일반 심리학에서 말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사용하여 내담자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그러나 성경적 상담에서 이러한 다양한 기술들은 자료 수집이라는 큰 범주 안에 포함되어 사용되는데, 이는 단순 사실들의 수집과 배열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내담자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으로 분명한 자료 수집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성경적 상담의 방법으로서의 자료수집과 분석은 다른 상담학의 그것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서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상담의 대상인 인간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경적 상담은 개혁주의 신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특히 선악과를 따 먹고 타락한 인간의 특성에 대하여 루이스 벌코프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죄의 본질은 아담이 자신과 하나님을 대립하는 위치에 두었다는 것, 자신의 뜻을 하나님의 뜻에 굴복시키는 것을 거부했다는 것, 하나님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의 여정을 지배하도록 하지 못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적 상담에서는 자료수집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행할 때에 인간의 마음 깊이 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하며 성경적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즉 마음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내담자의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즉 우상을 찾아가는 것이 자료 수집의 목표가 된다. 내담자가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굴복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자료는 성경적으로 조직화되고 해석이 되어야 한다. 내담자의 행동과 마음이 성경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성경적 상담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 따라서 성경적 상담자는 문제를 가진 내담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며, 이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를 넘어서 이 내담자가 영적으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도행전 16장에서 감옥에 갇힌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미했을 때, 홀연히 지진이 나서 문이 열리자 자결하려고 했던 간수를 생각해보자. 바울의 만류에 간수는 “선생들아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얻으리이까(30절)”라고 질문했다. 이것은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러나 바울의 대답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31절)”였다. 여기에는 초점의 전환이 있다. 즉 육체적인 구원에 관심이 있었던 간수에게 바울은 영적인 구원을 말해주면서 그 눈의 어두움을 씻어주었던 것이다. 성경적 상담자도 마찬가지이다. 내담자가 영적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성경적 상담자 스스로 영적인 눈을 뜰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경적 상담자는 내담자의 영적 무지를 일깨어주고 자신의 모습을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직면하도록 돕는 방법으로서 직접 권면하는 것이 필요하겠으나 그 전에 자료수집을 통하여 자신의 모습을 전에 보지 못하였던 시각으로 보기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절한 질문이나 숙제 등을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고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할 경우에는 결국 직면이 필요하다. 상담자는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여 그의 마음의 동기, 우상 등을 파악하고 그에 대하여 성경 말씀에 근거한 권면을 함으로써 내담자가 자신의 마음의 문제를 깨닫고 변화를 위한 결단을 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경적 상담의 방법으로서의 자료수집과 분석은 인간을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한 성경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내담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영적인 문제들을 발견함으로써 진정한 변화의 접촉점을 찾는 것이다.
참고문헌
김충기, 강봉규. 현대 상담이론과 실제. 서울: 교육과학사, 2002.
루이스 벌코프. 조직신학 상권. 권수경, 이상원 역, 서울: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2002.
박성희. 상담의 새로운 패러다임. 서울: 학지사, 2003.
제이 E. 아담스. 목회상담학. 정정숙 역. 서울: 총신대학출판부, 2001.
제이 E. 아담스. 상담학개론. 정정숙 역. 서울: 도서출판 베다니, 1992.
한재희. 상담패러다임의 이론과 실제. 서울: 교육아카데미, 2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