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옳으니라 엡6:1-3 어버이주일설교 1953년, 3년에 걸친 6.25 전쟁이 끝났을 때, 미국의 사회학자 몇 사람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큰 전쟁을 치르고 나면 그 나라에는 몇 가지 후유증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첫째는 전염병입니다. 전쟁으로 죽는 사람보다 전염병으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무서운 전염병이 돕니다. 두 번째는 정신질환자가 많이 생깁니다. 전쟁의 공포를 겪고 수많은 죽음을 보면서 정신질환자가 많이 생겨납니다. 세 번째는 기형아 문제입니다. 전쟁 중에 아기를 갖게 되면 기형아가 되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은 이 통계가 맞아들지 않았습니다. 3년에 걸친 그 무서운 전쟁을 치렀는데도 전염병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신질환자의 발생률이 낮았습니다. 기형아도 별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회학적인 통계가 전혀 맞아들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사회학자들이 그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한번은 조사단이 시골에 내려갔다가 이런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집 마루에 할아버지와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손자가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서 다 큰 손자의 입에 넣어줍니다. 그러면 손자 녀석은 거리낌 없이 그것을 덥석덥석 받아먹고 앉아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모습을 보았는데, 어떤 어머니가 발가벗은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 등에 업힌 아이는 고개를 뒤로 잔뜩 젖히고 잠이 들어있고, 어머니는 한 손으로는 아이의 궁둥이를 받치고, 한 손으로는 머리에 인 보따리를 붙잡고 한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걸어갑니다. 그런데 어머니 등에 업혀 있는 아이는 그 덥고 불편한 가운데서도 엄마 등에 업혀있다는 것, 자기 몸이 엄마 몸에 닿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서 세상모르고 잠을 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조사단은 “더 이상 조사할 것이 없다.” 하고는 본국으로 돌아가서 이런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3년 동안이나 그 참혹한 전쟁을 치르고도 전염병의 발생률이 낮은 이유와, 정신질환자의 발생률이 낮은 이유와, 기형아의 출생률이 낮은 이유는 오직 한 가지다. 그것은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대가족제도와 가족들 사이에 흐르고 있는 사랑이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이런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먹고 사는 것이 어렵다 해도 가족들 사이에는 따듯한 사랑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서로 살을 부대끼며 정을 나누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가정 안으로 돌아오면 위로를 받고 새 힘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런 아름다운 가족의 관계가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금년에 보건복지부에서 이런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전국의 노인 학대 예방센터에 접수된 학대신고 2,329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가 아들인 경우가 1,182건, 50.8%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며느리로 458건, 19.7%였습니다. 그리고 딸이 가해자인 경우가 268건, 11.5%였고, 배우자가 154건, 6.6%였습니다. 그리고 사위가 가해자인 경우가 23건, 1%였습니다. 노인을 학대하는 가해자의 70%가 가족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전라남도 노인 학대 예방센터에 접수된 사례입니다. 아들은 커다란 저택에 사는데 어머니는 아들에게 쫓겨나서 비닐하우스에 살며 구걸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노인 학대 예방센터에서 아들에게 몇 차례 전화를 했지만 아들은 “나는 그 사람의 아들이 아니라 동명이인(同名異人)”이라고 대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아들은 어머니가 한 달에 4만 5천 원씩 받는 경로연금까지도 자기 통장으로 입금시켜 가로챘다는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노인 학대 예방센터에서는 아들을 노인 학대 혐의로 고발하고 말았습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안과병원을 운영하는 이찬주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이런 글을 썼습니다. 내가 병원에서 수술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백내장 환자이고 노년층이 많은 편이다. 이들은 대개 눈에 막이 씌워진 듯한 느낌을 받고 눈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된다. 처음에는 심각한 질병인 줄 알고 두려워하던 환자들이 아주 간단한 수술만으로 쉽게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하면 금세 마음을 놓는다. 그런데 이렇게 설명을 해주었을 때 나이든 부모님을 모시고 온 젊은 자녀들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서 꽤 흥미롭다. 물론 대부분의 자녀들은 큰 병이 아니라는 점에 안심을 하면서 수술을 서두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개중에는 아주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자도 있었다.자녀들 중에는 자신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되는 것을 싫어해서 아예 수술하지 않으려는 자녀들도 많았던 것이다. 부모에 대한 효도가 잊혀져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