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제자의 길

기도, 제자의 길
마26:36-46





동양에서는 교육할 때 제자도를 강조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스승과의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스승과의 인격적인 관계 안에서 사람은 성장하기 위하여 스승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스승의 삶을 본받으며 스승과 운명을 함께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장은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가 비인격화되고, 기능화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말하는 제자도가 무엇인지를 문화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복음서는 주님과 인격적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맺은 사람에 의하여 씌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글을 읽는 우리에게 예수님과의 바른 관계 곧, 제자도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 15:16절에서 주님은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스승을 택한 것이 아니라, 스승이 제자를 택한 것이었습니다. 12제자들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제자도는 주님의 부름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부르심 이후에 3년간의 공생애 기간을 통해서 행위와 말씀으로 제자들을 양육하였습니다. 복음서의 3분의 2가 제자들을 대상으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사역에 있어서 핵심은 제자양성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존주의 작가 카뮈는 “나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고 말하였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존재이유를 모를 때 자아를 상실합니다. 삶의 이유와 목적도 없이 살아가는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부르심은 열두제자들에게 그들의 존재이유와 목적을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제자들에게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충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충성이란 스승과 함께 삶과 죽음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의 제자라면 마땅히 십자가의 길과 죽음의 요청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님의 제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십자가 앞에서 제자도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제자 됨에 실패했던 이유를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먼저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인식하는데 실패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주님께 자신만큼은 제자 됨을 다하겠노라고 장담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제자 됨에 대한 완전한 부인이었습니다. 제자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인 됨과 연약함을 아는 사람의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주님 앞에서 겸손하지 못하고 자신을 바르게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자신에 대한 과신 곧, 교만으로 이어졌습니다. 교만은 사람을 넘어지게 한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 앞에서 허세를 부린 베드로는 자기의 교만으로 철저하게 넘어지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제자도의 핵심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앞에서 베드로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 근거를 자기의 성실과 능력에서 찾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서만 찾았을 때, 비로소 진정한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제자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최후의 만찬에서 십자가와 부활을 설명하였지만,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진정한 제자는 스승의 말을 알아들을 뿐만 아니라, 스승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이후 주님의 말씀을 깨달을 때에야 비로소 제자들은 능력의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을 읽고 깨달음은 제자도의 중요한 덕목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제자들은 모두 자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깨어 기도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데 실패하였습니다. 기도는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을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시간이며 쉼을 누리는 시간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도움 없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자기교만의 표현입니다. 기도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정직하게 인식하는 통로이며,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신앙고백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하지 않고 제자로서 살 수 있는 길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자의 본분을 회복하고, 기도의 능력을 회복하며, 오늘을 살아 승리하는 은총이 사순절에 우리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