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말리며

옷을 말리며

오랫동안 벽장에 갇힌

옷들을 꺼내

명함처럼 곰팡이 슨

상표를 쳐다보며

새빨간 하늘 아래 말린다

입지 않아서 일까

입지 못해서 일까

흰거품같은 한숨까지

뙤약볕에 내다 말리면

부시시 먼지털며 일어서는 세월들

지울수록 커지는 곰팡이를 지우려

칼날을 세우다가

손등을 건드리면

잠꼬대마냥 토해놓는 핏줄기

\'옷은 입지 않아야 날개이지\'

깃털같이 일어나 허공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