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렁이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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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아무런 무대도 없었다
단지 올라갈 수 있는 한치의 공간이면 어디에든 좋았다 생면부지 잡초에도 마른 벼 포기에도 그저 붙어 있으면 족했다 섬머슴 아이들의 눈을 피해 나는 늘 죄인처럼 저녁에만 수면으로 수면으로 올라갔다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들 진분홍 알무늬를 수놓기 위해 까만 어둠을 태운다 내 사랑하는 피붙이들 나의 작은 꿈들 깨어나 연못을 채우고 찬란한 전설로 피어날 수 있다면 아! 이가을 메마른 볏단 사이 앙상한 껍질로 남아도 좋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