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비에게 들으라
(창세기49:1-2)
어느 집에 가보면 가훈을 붓글씨로 써서 걸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옛날 제가 학교 다닐 때는 학교에도 교훈이 있고 또 교실마다 급훈이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훈은 그 집안의 대대로 이어가야 할 정신적 가치를 말합니다. 적어도 세상을 살면서 우리 집안은 돈 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다인 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9시 예배 때 아이들에게 가훈이 있는 집 손들어 보라고 했더니 3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설적인 부자 경주 최씨는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돈은 어떻게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가정입니다. 경영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 가정을 연구하고 박사 논문을 쓰기도 합니다.
경주 최씨 집안이 300년을 계속해서 부를 지켜왔습니다. 원래 부자가 3대를 이어가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300년 12대를 지켜온 것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부를 지킬 수 있었는가 연구하는 가운데 이 집안에 6연 6행의 가훈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최씨 집안 사람들이 마음에 새기고 살았던 6행에 대해서 살펴보면 첫째 벼슬은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돈 가지면 권력을 갖지 말고 권력을 가지려면 돈을 가지면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돈도 갖고 권력도 가지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집안은 돈이 있으니까 벼슬은 진사 이상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재산은 만석 이상 갖지 말라는 것입니다. 더 많은 땅을 가질 수 있지만 만 석 이상은 갖지 말라는 것입니다. 돈은 벌 수 있다고 벌 수 있는 만큼 버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이 만큼 벌겠다는 한도를 정하는 것이 여러분의 인생에도 자식들의 인생에도 좋습니다. 경주 최씨는 만석 이상 갖지 말라고 했습니다.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라, 흉년이 들면 재산을 늘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남이 안 될 때 재산을 늘리는데 흉년이 들었을 때는 땅을 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방 백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 백리 안에 있는 사람들의 먹고 사는 것은 다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새며느리가 들어오면 3년간은 무명옷을 입어야 한다, 부잣집 며느리라도 사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6행을 300년 동안 자손들이 대대로 지켜 재산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의 명문가인 록펠러 집안에도 가훈이 있었습니다. 세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모든 권리에는 책임 (responsibility)이 따르고 둘째 모든 기회에는 의무(obligation)가 있다, 돈 벌수 있는 기회, 권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사람은 그 권력을 잘 써야 하는 의무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모든 소유에는 책무(duty)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가졌으면 그것을 가지고 잘 써야 할 책무가 있다는 것을 동판에 새겨 집안에 붙여 놓았다고 합니다.
얼마만큼 출세하고 얼마를 가졌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가정에 어떤 정신적 가치를 지니며 살아가는 가정이냐가 중요합니다. 이것이 없는 가정은 제대로 사는 가정이 아닙니다. 우리가 명문가라는 말을 하는데 돈이 많고 넓은 집, 좋은 학교를 다녀서가 아니라 그 집안에 면면히 흐르는 가치를 사람들이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집안이 명문가입니다. 정신적 가치가 없는 가정은 아무리 좋은 집에서 살고 출세를 해도 존경을 받을 수 없고 명문가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유대민족은 세계 여러 민족 중에 가장 뛰어난 민족입니다. 노벨상을 받은 사람 300명 중 삼분의 일이 유대인이라고 합니다. 유대민족이 숫자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전 세계의 유대인이 천삼백에서 천사백만 명이라고 하는데 그중의 절반이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고 6-700명의 사람이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유대민족이 차지하고 있는 땅이 넓은 땅이 아니라 좁은 땅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2000년 동안 나라를 빼앗기고 세계 이곳저곳에서 유리방황하며 살던 민족이었습니다. 이 유대인이 정치, 경제, 문화, 군사 어느 분야에서든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특별히 정치와 경제 부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숫자가 많아서도 땅이 넓어서도 아니고 수천 년 동안을 지켜왔던 정신적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지순례의 코스 중에 통곡의 벽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유대 사람들이 늘 그곳에서 나라를 위해서 울면서 기도하는 곳입니다. 유대인들은 매년 선생님이 학생들을 통곡의 벽에 데려 갑니다. 또 강력한 군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군인들도 매년 통곡의 벽에 옵니다. 모든 학생과 군인들이 통곡의 벽에 와서 손과 이마에 성경 말씀을 붙이고 신명기 6장을 외우게 합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이 말씀을 외우지 않으면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을 수 없습니다.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 민족을 오늘의 위대한 민족으로 만든 정신적인 자산이요 기초입니다. 세계를 지배하는 정신적인 힘입니다.
우리 한국 사회의 문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민족이 단군이래로 이만큼 잘 살게 된 적이 없습니다. 밖에 나갔다 올 때마다 우리나라가 참 잘 사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갑작스럽게 잘 살게 되어 물질문명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물질문명을 뒷받침할 정신적 가치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뿌리 없는 나무가 잎만 무성한 것과 같습니다. 기초를 제대로 세워놓지 않고 집을 지은 것과 같아서 여기저기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세계 1위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 잘 살게 되고 우리나라에 종교도 많고 교회도 많은데도 하루에 35명이 자살한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들이 인기 연예인, 대기업의 임원들, 지식인들입니다. 더 놀라운 일은 우리 개신교인들의 자살률이 일반 국민의 자살률의 두 배라고 합니다. 왜 신앙인들이 특별히 개신교인들이 자살을 하는 것인지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예수를 제대로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교회에서 총동원 주일, 주여 삼창 등 시끄럽기만 하고 예수를 믿으면 복을 받는다고 하고, 세상의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비판적이고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니까 결국은 좌절감에 빠져 자살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수백 명 수천 명이 모이지만 흩어지면 공허하고 좌절감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진정한 진리를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주지 못하고 겉만 번드르르 하다는 것입니다. 통성기도 하고 시끄럽지만 내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정신적인, 신앙적인 진리를 심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입니다. 물질은 풍부하지만 정신적 가치가 고갈 되니까 자살하고 흉악범죄가 늘어나고 청소년이 탈선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경제를 회복하고 국민소득을 삼만불로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물질문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신적인 바탕 정신적인 기운을 차리지 않으면 물질의 풍요가 오히려 우리에게 화가 되고 짐이 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가정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가 생각해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밤낮으로 하는 말이 무엇입니까? 인생은 어떻게 사는 것이다, 정신적인 가치를 가르쳐주고 그 정신적인 가치를 실천하도록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공부 잘 해라 좋은 학교에 가야 한다, 좋은 곳에 취직해야 한다, 결혼할 때도 좋은 직장 가진 사람, 집안이 좋은 사람, 좋은 학교를 나온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돈 많이 벌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듣고 자라나겠습니까? 우리가 스스로를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어떤 아버지가 자신이 살아온 것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식들을 위해서 한 것이라고는 돈 벌어 가져다 준 것뿐이었다고 쓴 글을 읽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출세할 수 있는 비결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어머니의 정보력, 어머니가 정보가 빨라야 합니다. 두 번째 아버지의 무관심, 아버지는 달라는 대로 돈이나 주어야지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셋째 할아버지의 경제력,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무엇 하시는 분이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한 일은 돈 벌어다 주는 것 이외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해야 할 일은 정신적인 가치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인생이 무엇이고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 가정의 정신적인 가치를 세워나가는 것이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인데 이런 일을 하지 못하고 평생 아이들 돈 심부름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척척 내어주는 자판기 역할만 한 것입니다. 아무 말도 자식들에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어제가 어버이날인데 저는 아버지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저 자신이 부끄러워서 가슴이 카네이션을 달지 못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잘 먹이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식에게 정신적 가치를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인지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자식이 잘못하면 종아리를 때려야 합니다. 높은 이상을 심어주고 아름다운 꿈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아버지가 해야 할 일입니다. 물론 우리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인 나 자신이 정신적인 가치를 지니고 그런 정신적인 가치를 따라서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지만 먼 훗날 우리 아버지가 왜 평생 그렇게 사셨는지 알게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남겨줄 것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열심히 돈만 버는 모습으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주일이 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성경과 찬송가를 들고 교회에 가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신앙을 배웁니다. 가난한 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자식은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닮아갑니다.
제가 지난 주에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트라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바양노루라는 시골에 가서 나무를 심었습니다. 바양노루는 황사가 시작되는 곳으로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황사의 50%는 내몽골에서 날아오고 나머지 50%는 바양노루에서 시작됩니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인데 그동안 여러분이 CO2 헌금하신 천만 원으로 이틀 동안 천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저와 함께 간 학생 몇 명과 울란바트라의 갈릴리교회에서 10명 정도가 함께 갔습니다.
제가 탔던 비행기에 대한 항공 신입사원 100여명이 같이 탔습니다. 오래전부터 해마다 대한항공의 신입사원 교육은 몽골에서 나무 심는 것이어서 금년에도 한 200명 정도가 간다고 합니다. 대한항공의 신입사원이 심는 곳은 울란바트라에서 동쪽으로 40킬로미터쯤 간 바가노루라는 곳입니다. 대한항공의 창업주가 지금 돌아가셨지만 지구환경변화에 관심이 있어서 몽골에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그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서 지금 현재 사장도 나무 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래 전에 그런 생각을 한 아버지도 훌륭하고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가는 아들도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무 심는 팀에 대한항공의 27살의 막내딸이 함께 갔습니다. 사장은 해마다 자신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나무를 심는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사장님과 막내딸이 나무 심으로 오니까 놀래서 나무 심을 구덩이를 미리 파놓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나무 심는 것이냐고 구덩이부터 파게 한다고 합니다. 70센티미터를 파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막내딸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무 심는 곳에 물이 없어서 손바닥에 물을 받아서 눈꼽만 떼고 지냈습니다. 컵 하나의 물로 다섯 사람이 세수를 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5킬로를 걸어가서 물을 길어 와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왕복 10킬로를 걸어야 물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가정의 정신적인 가치는 무엇입니까? 그 정신적 가치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그것을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애쓰고 있습니까? 젊은이들은 부모에게 정신적인 가치를 물려받아야 합니다.
제가 요즘 걱정하는 것이 우리 갈릴리교회의 신앙의 유산을 어떻게 믿음의 후손에게 이어가게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제 두 주 후에 새로운 임직자를 세울 터인데 이들이 최소한 이주노동자봉사, 사랑의 도시락 봉사라고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몽골에 나무심기도 해보아야 합니다. 이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특별히 자녀들이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할 때 몽골에 나무 심으로 가고, 4층 식당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이주노동자를 위해서 일하고 청소하고 도시락을 싸서 배달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수백 수천만 원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구약 창세기 49장은 야곱이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고 생을 끝내게 되었을때 사랑하는 열두아들을 붙잡고 하신 말씀입니다. 야곱이 그 아들들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모이라 너희가 후일에 당할 일을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 너희는 모여 들으라 야곱의 아들들아 너희 아버지 이스라엘에게 들을지어다 야곱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아버지의 아름다운 삶의 가치와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어버이 주일입니다. 부모된 자들도 깊은 생각을 해야 하고 자녀들도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버지의 말을 듣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고리타분하고 시대에 맞지 않아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이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아버지들은 자식들에게 들려줄 아름다운 보석과도 같은 말이 우리 삶속에 있어야 합니다.
갈릴리교회에서 자라고 있는 믿음의 자녀들에게 우리가 지금하고 있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자랑스러운 일을 늘 들려주고 본받게 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런 아름다운 신앙의 삶을 우리 자녀들이 잘 배워서 조상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이들이 늘 기억하게 하고 실천하게 해야 합니다. 이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을 지켜가는 것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자녀들이 하나님 앞에서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우러러보이는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게 하는 은혜가 여러분에게 갈릴리교회에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