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고 행한 내 죄 때문에
(디모데전서 1:12-16)
저는 증조할머니 품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증조할머니께서 믿음이 아주 좋으신 권사님이셨습니다. 특별히 저희 증조할머니께서는 기도에 힘쓰시는 분이었습니다. 하루에 6차례씩 기도하셨고 한 번 기도하시면 한 시간 두 시간 기도하셨습니다. 매일 새벽예배를 다니셨고 여름이나 겨울이나 하루에 세 번씩 뒷동산에 올라 기도하셨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기도를 하시며 사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증조할머니께서 기도하시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새벽에 교회에 다녀오시면 꼭 집에서 다시 엎드려 기도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새벽기도회에 가서 오래 기도하셨으면서 또다시 무엇을 그렇게 오래 기도하시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증조할머니의 기도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할머니가 기도하실 때 같이 기도하기도 하지만 어린 나이여서 잠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결에 할머니의 기도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늘 똑같은 말씀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열 번이면 열 번, 백 번이면 백 번이 다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 할머니의 기도를 다 외웠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기도 속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이 죄인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하고 기도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기도를 들으면서 우리 증조할머니가 누굴 죽인 것도 아니고 도둑질을 하지도 않으셨는데 무슨 죄를 지셨기에 죽을 수밖에 없는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시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죄인이기는 하지만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고 하시는 것은 너무 하신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제가 증조할머니에게 도대체 할머니는 무슨 큰 죄를 지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시는지 물었습니다. 그때 증조할머니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대답이 별로 신통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이후로도 증조할머니뿐만 아니라 목사님께서도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고 하시는데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기도하실 때마다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 기도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는 어린 나이에도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알고 지은 죄를 용서해달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르고 지은 죄는 일부러 지은 죄도 아닌데 뭘 그것까지 용서해 달라고 하시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알고 지은 죄도 많은데 모르고 지은 죄까지 용서해달라고 하면 아마 하나님도 웃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웃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이지만 저는 평생을 신앙의 삶을 살면서 이 두 가지가 늘 의문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성경에서도 목사님도 사람들도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고 하는가, 알고 지은 죄는 당연히 용서해 달라고 해야 하지만 왜 모르고 지은 죄까지 용서해 달라고 하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늘 궁금했습니다. 이것이 평생을 살아오면서 늘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신앙의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이 말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가운데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에 깊은 뜻이 있고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는 말도 신앙의 근본이 되는 말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땅히 우리가 이 말씀으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마음속에 우리 증조할머니는 어떻게 이것을 알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증조할머니께서 신학교에 가신 것도 아니고 체계적으로 공부하신 것도 공부하신 것도 아니고 사실 증조할머니는 한글도 모르셔서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분이십니다. 그런데도 성경 찬송을 보물처럼 가지고 다니셨습니다. 어떤 때는 찬송가를 거꾸로 들고 계시기도 하고 목사님께서 성경말씀을 찾으라고 하면 읽지도 못하시면서 저에게 꼭 찾아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가만히 되돌아보면 증조할머니께서는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과 깊은 기도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그런 위대한 신앙의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은 지식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을 용서해 주십시오.\" 라고 기도드려 보신 적이 있습니까? 여러분이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인데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살아있다고 절실하게 깨닫고 감사드려 보신 적이 있습니까? 제가 성급한 짐작인지 모르지만 저를 포함해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지 내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우리가 죄를 하나도 짓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죽을 수밖에 없는 죄를 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내가 살인을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해를 입힌 것도 아니고,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닌데 죽을 수밖에 없는 죄를 지은 것은 없다고 생각할 것입; 성경에서도 그러고 목사님도 그러시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사실 이 말씀을 생각하면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가 살인을 한 것도 아니고 강도짓을 하지도 않았지만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싱거운 대답일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대답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은 죄, 하나님을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귀하게 생각하지 않은 죄가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보다 자식을 더 사랑한 죄,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한 죄, 하나님보다 나 자신을 더 사랑한 죄, 하나님보다 세상의 그 무엇을 더 사랑한 죄입니다. 내 삶 가운데 하나님이 아니라 돈이 하나님이 되어서 돈을 섬기고 돈을 경배하며 산 것입니다. 자식이 하나님이 되어 자식에게 쩔쩔매고 살아갑니다. 하나님 생각은 하지 않지만 자식 생각은 끊이질 않습니다. 하나님 때문에는 밤잠을 자지 못한 때가 없지만 자식 때문에는 밤잠을 자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나 자신이 하나님이 되었습니다. 내가 누구냐 자존심을 세우고 내가 하나님처럼 삽니다. 어떤 사람은 이데올로기가 어떤 사람은 명예가 하나님이 되었습니다. 돈으로 하나님을 삼고 자식으로 하나님을 삼고 산다는 것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의 자리에서 쫓아내고 그 자리에 자식이 돈이 내가 앉는 것입니다. 세상의 그 무엇을 하나님의 자리에 대신 앉힌 것입니다.
임금을 내쫓고 다른 사람을 임금으로 세우려고 하는 것을 모반이라고 합니다. 모반을 꾸미다 발각이 나면 그 당사자뿐만 아니라 구족을 멸했습니다. 임금을 내쫓는 죄는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을 몰아내고 다른 사람을 대통령으로 삼아야겠다,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 그것이 바로 쿠데타입니다. 들키면 그 자리에서 죽는 것은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지은 죄는 하나님을 그 자리에서 몰아내고 돈을 자식을 자신을 이데올로기를 그 자리에 앉힌 죄입니다. 우리 모두가 모반을 일으키고 역모를 한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죽을 죄를 지은 것입니다. 이것보다 더 큰 죄가 없습니다. 하나님을 임금의 자리에서 몰아내고 다른 것을 하나님의 자리에 앉힌 것입니다. 역적질을 모반을 한 사람들입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들입니다.
강도질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것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내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고 이 세상을 떠날 때도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인데 내 것이라고 하나님의 것을 훔쳐온 것입니다. 자식도 하나님의 것인데 내 것처럼 하나님의 자식을 훔쳐왔습니다. 재물도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하나님의 것인데 이것을 훔치고 강도질한 것입니다. 한두 가지가 아니고 수많은 것을 강도질했습니다. 하나님의 것을 훔쳐다가 내 것으로 삼았는데 그것이 다 강도질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런데 우리는 이 엄청난 사실을 모르고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모반을 하고도 모반을 한 줄도 모르고 하나님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다른 것을 앉힌 것을 모르고 하나님의 것을 훔쳐서 사용하면서 그것이 자기 것인줄 알고 살아온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불행은 진짜 큰 죄가 무엇인지 모르는 데 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으면서도 그게 죄인줄 모르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남의 돈을 훔쳤다면 죄인이라고 손가락질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것을 훔치고도 자신이 강도질을 한 것도 모르는 것입니다.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흠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 손가락질 하고 비난하는 사람을 보면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하고 하나님보다 자식을 더 사랑하고 더 근본적인 죄를 지으면서도 자신이 죄를 짓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큰 죄를 지었으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지 않은 우리의 잘못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용서해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다고 하는데 우리의 죄가 이런저런 작은 죄라면 십자가까지 질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목숨을 버리지 않으면 죄값을 치를 수 없는 죄를 우리가 지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바보가 아닙니다. 생명을 버리지 않아도 우리 죄를 용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생명을 바쳐야 죄값을 치를 수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생명을 내놓으신 것입니다. 여기까지 생각하면 몸둘 바를 모르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은혜를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죽을 죄를 지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죄인 줄도 모르고 뻔뻔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므로 이 죄를 뉘우치고 회개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런 죄인이면서도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의 죄값을 치러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은혜를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가 죄가 없고 벌받을 일이 없어서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기도해야 합니다.
두 번째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해야 합니다. 첫째는 죽을 수밖에 없는 큰 죄를 지었으면서도 그런 죄를 지은 것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이 죄입니다. 이것 말고 인간관계에서 흔히 저지르는 죄입니다. 저는 때때도 저 때문에 큰 상처를 받고 시험에 들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곤혹스럽고 당황스럽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물론 이런 일이 대부분 고의적으로 한 것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말인데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말해 놓고 아차 실수했구나 뒤늦게 깨달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자신도 모르고 그냥 지나간 일인데 까마득히 잊어버린 일인데 상대방은 그것 때문에 상처를 입고 아픔을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모르고 짓는 죄입니다. 몰랐지만 다른 사람을 실족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죄가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모르고 짓는 죄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들 모두가 짓는 죄입니다. 저 때문에 여러분이 받는 상처가 있을 것이고 저도 여러분 때문에 그런 상처를 받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관계입니다. 서로에게 그런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살아갑니다. 이것이 모르고 짓는 죄입니다. 이 일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 모르고 짓는 죄 나는 까마득히 몰랐던 일이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는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해야 합니다. 무엇인지 언제 그랬는지 모르지만 \"하나님 모르고 지은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내가 모르고 한 일이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냥 한 일인데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 기도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런 실수를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증조할머니가 모르고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실 때 어린 나이에 웃었습니다. 아닙니다. 이 죄가 큰 죄입니다. 이것 때문에 기도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금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신 고난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 앞에 엎드려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의 죄값을 치르기 위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죄를 지은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죽으신 주님,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는 일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사람들을 보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주님 저희들을 위해서도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위해서도 십자가에서 기도하여 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이번 한주간 주님의 십자가를 붙잡고 기도해야겠습니다. 주님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모르고 지은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이 고난당하신 거룩한 고난의 주간에 주님이 지신 십자가를 붙잡고 기도하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