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과 새 사람
(에베소서 4:22-24)
오늘은 음력설입니다. 얼마 전에 양력설을 보냈는데 또 설을 맞이하였습니다. 아마도 세계적으로 일 년에 두 번 설을 지내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설은 아주 오래 된 역사가 있는 명절입니다. 명절은 잔칫날입니다. 함께 모여서 먹고 놀고 춤추고 즐기는 날입니다. 날마다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가 일 년에 몇 번 날짜를 정해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실컷 놀아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고 작정한 날입니다. 설날은 그렇게 한해를 시작해보자고 정한 날입니다.
우리들 삶에 늘은 아니지만 때때로 즐거움을 누리는 잔치가 있어야 합니다. 일부러라도 정해놓고 즐겨야 하는 날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잔치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에 보면 예수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일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가나의 혼인잔치에 가신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경 곳곳에서 예수님께서 잔칫집에 가셨고 잔치를 베풀기도 하셨던 일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을 좋지 않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마시기를 즐기고 먹기를 탐하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먹고 마시고 즐겁게 지내는 일을 자주 하신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새벽부터 저녁 늦게 까지 머슴처럼 일에 매여 살아갑니다. 마치 대단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런 사람은 잘못 사는 사람입니다. 쉬는 것도 노는 것도 없고 인생의 즐거움이 없습니다. 잔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머슴처럼 일만 열심히 하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재미있게 살고 놀고 즐기고 행복하게 살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틀림없습니다.
잔치는 넉넉하고 풍성하고 조금 낭비하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잔치가 없다는 것은 인생을 빡빡하게 산다는 것입니다. 늘 그렇게 풍성하게 살아서는 안 되지만 때때로 풍성함과 넉넉함과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쯤은 사치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인생의 멋입니다. 즉 우리의 인생에 잔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늘 심각하고 힘들고 어렵고 고달프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명절은 행복한 날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민족에게 두 번의 설날을 주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이 옛날부터 힘들고 어렵게 살았는데 한 번 정초에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음력설도 재미있게 지내라고 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더욱 기쁘고 즐거운 명절이 될 수 있을지 몇 가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명절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식구들이 다 모였다 해도 불평과 불만이 있다면 즐겁고 흥겨운 잔치가 될 수 없습니다. 때때로 즐거움이 아니라 한바탕 싸움으로 끝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의 마음은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흥겹게 하고 흐뭇하게 합니다. 행복을 줍니다. 감사는 행복의 원천입니다.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잔치에는 감사가 넘쳐야 합니다.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나야 합니다. 모든 불평과 불만을 뒤로 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한 명절이 되어야 합니다.
설날은 특별히 지난 일 년을 무사히 지내온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날입니다. 먼저 가깝게는 사람에 대한 감사입니다. 지난 날 살아왔던 날들을 되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의 은혜가 우리들 가운데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됩니다. 먼저 함께 고생하고 살아온 식구들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식구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자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있어야 합니다. 이웃의 은혜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많은 은혜를 입고 살아갑니다. 그들의 감사의 손길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지내는 명절이 우리의 행복이 되고 즐거운 명절이 될 것입니다. 일 년 동안의 감사를 결산하는 날이 설날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입니다. 옛 어른들은 정월 초하루 설날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하늘에 감사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저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내가 잘나고 똑똑해서 세상을 사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어리석고 미련하고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으로 여기에 이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시작하는 날 하나님 앞에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명절이라고 해도 사람에 대한 감사 하나님과 하늘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이 차고 넘치지 않으면 우리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한 즐거움이 넘치는 잔칫날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현대인의 불행은 감사와 존경이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현대인의 삶이 불행과 걱정과 근심에 시달리는 것은 우리 사람에 대한 감사와 하늘에 대한 존경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님에 대한 감사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설날에는 설빔, 추석에는 추석빔을 받았습니다. 섣달그믐이 되면 아버지가 장에 가셔서 신발도 사오시고 옷도 사오셨습니다. 그래서 설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설빔으로 사주신 옷이 한 치수 커서 바짓단을 두 번이나 걷어 입다가 동생들에게 대물림해서 입게 했습니다. 그래도 그게 너무 좋아서 아버지가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에 대한 감사가 없습니다. 부모님을 뭐든 말만 하면 나오는 자판기처럼 생각합니다. 자판기에 감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늘 불평과 불만이 있을 뿐입니다. 돈을 쓸 때 잘 설명해야 합니다. 어머니들은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지 말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는 것은 어머니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이 일하는 직장에 가보면 좋을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가슴 설레는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가 없기 때문에 우리 삶이 불행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해 감사로 우리의 마음이 울렁거리고 감격에 넘칠 때 우리의 삶은 행복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요즘 그런 지경입니다. 요즘처럼 행복하게 보내는 때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제가 감사하는 것은 제 뜻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제가 원하고 바랐던 것이 그대로 이루어졌으면 어떻게 했겠는가 생각합니다. 막아주셔서 감사하고 실패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눈물겹게 행복합니다. 식구들이 모여서 우리 가정에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가 넘칠 때 진정한 즐거움과 기쁨이 넘치는 잔치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설은 다른 명절과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 명절입니다. 설은 한 해가 끝나고 한 해가 새로 시작되는 날입니다. 끝에는 반성과 되돌아봄이 있어야 합니다. 끝에는 매듭이 있어야 합니다. 어제의 것이 그대로 이어지면 그것은 끝이 아닙니다. 지난날을 매듭짓고 다시 시작하는 새로움이 있어야 합니다. 매듭이 없이는 끝이 없고 끝이 없이는 새것이 시작될 수 없습니다. 시작이라는 것은 새로운 출발의 다짐이 있어야 합니다. 작년과 똑같아서는 시작이 될 수 없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것이라면 새로운 날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날이어야 합니다. 어제와는 다른 마음 다른 생각으로 살아야 설날입니다. 어제와 똑같은 날이라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새로운 달력을 건다고 해도 진정한 설날이 아닙니다. 끝과 시작이 없으면 설이 아닙니다.
여러분 인생의 삶을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끝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매듭지어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 끝이 없이 시작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시작은 무엇입니까? 어제와 다른 생각으로 인생을 시작해야 합니다. 어제 그 마음으로 그대로 산다면 아무리 설날이어도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될 수 없습니다. 지난해와 다르게 시작해야 진정한 의미의 설날입니다. 한 살을 더 먹었다는 것은 육신이 더 늙었다는 것이지만 우리의 삶은 더욱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의 삶은 늘 시행착오와 실패의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삶의 매듭을 짓고 거기에서 얻은 지혜로 말미암아 우리 인생의 삶을 더욱 성숙하고 멋진 삶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날이 설날입니다. 지난 날 살아온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매듭을 짓고 끝을 내고 삶을 통해서 얻은 지혜로 새로운 인생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는 날이 설날입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고쳐 잡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인생의 다짐이 없이 시작하는 설날은 설날이 아닙니다. 헌날입니다. 이런 설날은 진정한 잔칫날이 아닙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무엇입니까?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마지막 깨닫는 깨달음이 있습니다. 지난 날 잘못 살았구나 후회하고 이제 이렇게 살아야지 다짐하는 것이 제 마음속에도 있고 여러분 마음속에도 있을 것입니다. 첫째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것입니다. 내 뜻대로 내 욕심대로 살지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 하되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물 흐르듯이 순리대로 살아야 합니다.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하려고 할 때 속상한 일이 생기고 욕심이 생기니 근심과 걱정이 생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면 인생이 고달프고 결국 불행한 삶을 살게 됩니다.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살아야 합니다. 막히면 하나님이 막으시는 줄 알고 그만 두어야 합니다. 길이 열리면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시는 것으로 알고 가야 합니다. 넘어지면 쉬어가야 합니다. 무슨 일이 뜻대로 안 되면 기다려야 합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나는 순간순간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에 내 인생을 의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난 한 해 우리가 순종의 삶을 살지 못하고 내 뜻대로 내 고집대로 잘난 척하고 살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고달프기 그지없었습니다.
다음으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은 기도하는 일입니다. 젊었을 때의 삶을 되돌아보면 내 힘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고 내 계획대로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도는 내가 내 길을 정해놓고 하나님께서 도와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순종하기를 위해서 기도한 것이 아니라 내 생각 내 뜻대로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내 뜻이 하나님의 뜻과 다르더라도 그 뜻에 순종하게 해달라는 것이 기도입니다. 우리가 이런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우리 인생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기도입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입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하나님 앞에 얻드려 기도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습니다.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시고 지켜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저도 젊은 날에 제 힘으로도 무엇을 이루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 결론은 다 쓸데없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만이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금년에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새해를 출발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깨달음은 금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들 모두 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식들은 부모가, 부모는 자식이, 남편은 아내가, 아내는 남편이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 탓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때 나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때 내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남편이 행복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해야 자식이 행복하고 행복한 교회를 만들어야 행복한 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십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삶이 행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할까 이것이 우리의 일 년 화두가 되어야 하며 기도의 제목이 되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깨달음은 세상을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질 줄도 알고 물러서고 양보할 줄 알아야 합니다. 따지고 계산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다 보고 다 들으려 하지 말고 대충 보고 대충 들어야 합니다. 보고도 보지 않은 것처럼 듣고도 듣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삶에 있어야 합니다. 이런 넉넉한 마음으로 살 때 풍요로움이 넘칠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넉넉하고 행복이 깃들게 될 것입니다. 이런 다짐을 하며 설날을 맞이해야 합니다. 설날 아침 우리가 간절히 기도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의미있는 새로운 날이 되게 해주소서. 지난 해 모든 마땅치 않았던 삶에 매듭을 짓고 새로운 인생의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해가 되게 해 주옵소서.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이러한 은혜가 넘치기를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