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축복
(전도서 3:31-38)
지난 날 여러 가지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우리들의 삶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물질의 풍요함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생각지도 못하던 물질의 풍요를 누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세끼 하얀 쌀밥을 먹을 때마다 제 생전에 이런 하얀 쌀밥을 먹을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있으면 우리가 다 세상을 떠나게 될 텐데 저는 그때 제일 섭섭한 것이 이 쌀밥을 먹지 못하는 것일 것 같습니다.
요즘 날씨가 전에 없이 춥습니다.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추웠습니다. 내복 한 벌도 없이 추위에 떨고 양말은 어머니들이 호롱불 밑에서 누덕누덕 기운 것이었습니다. 신발도 보온도 되지 않고 미끄럽기 그지없는 누렁이 고무신을 신고 살았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귀가 시려 토끼털로 귀마개를 하고 검정 고무줄로 묶고 다녔습니다. 방이 얼마나 추운지 군용 담요를 창문에 치고 비닐을 쳐도 방안의 물이 얼고 잠을 자려고 누우면 코가 시린 시절을 지냈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자고 두터운 구두 신고 좋은 양말을 신고 삽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호강을 할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또 있습니다. 제가 살아왔던 인생길을 되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참 많은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인생길이 외롭지 않았고 힘들지 않았고 행복과 기쁨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축복을 주신 것입니다. 옛날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이 사람의 축복이라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만나게 해주신 많은 사람들 때문에 행복했고 즐거웠고 우리들의 인생길이 외롭지 않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우리의 인생길에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더 큰 하나님의 축복이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기회(opportunity)의 축복입니다.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길에 수많은 좋은 기회를 축복으로 주셨습니다. 물론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수많은 기회를 네 하고 받기도 했지만 하나님이 제시하신 기회를 잡지 못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해보아라, 이것을 가져보아라 하는 많은 기회를 주셨고 그 기회 자체가 하나님의 축복이었던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경험하듯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공부할 기회도 주셨습니다. 공부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다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옛날에는 많은 사람이 이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여러 다른 나라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이 축복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 기회의 축복을 받아들이고 또 어떤 이들은 그 축복이 이루어졌지만 그 기회를 자기의 기회로 잡지 못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기회의 축복은 사람입니다.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기회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사람들을 선택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축복으로 삼느냐 그냥 지나쳐버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 그들과 더불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 기회를 주신 것 자체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큰 축복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 인생의 삶에 하나님께서는 참 많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아마도 여러분 모두에게도 그리하셨을 것입니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깨닫지 못하고 그 기회를 놓쳐버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늘 후회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잡아 축복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때 그 사람을 내 곁에 두신 그 기회를 잘 잡았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여러분의 삶에도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생각할 수록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 인생의 삶 가운데 저에게 감옥에 갈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그때는 그것이 시련인 줄로만 알았는데 나에게만 베풀어주신 축복의 기회였습니다. 지금은 그 어떤 사람도 자랑스럽게 나라를 위해 교회를 위해 감옥에 갈 기회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기회를 이미 다 거두어가셨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제가 살던 시대에 특별한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우리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친구 목사들이 제가 감옥에 갔다 온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기회를 저에게 주신 것은 정말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지금 목사들은 아무리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기회 자체로서 얼마나 큰 하나님의 축복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정말 훌륭한 사람들을 가깝게 모시고 살아왔습니다. 제 인생의 보람이며 기쁨이며 자랑입니다. 함석헌 선생님, 장준하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독교 안에서도 김재준 목사님, 문익환 목사님, 김정준 목사님, 서남동 목사님, 문동환 목사님을 만났고 세상적으로도 윤보선 대통령을 시작으로 해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을 다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물질의 축복도 주시고 건강의 축복도 주시고 여러 가지 축복을 주셨지만 그 모든 것들보다 더 큰 축복이 바로 사람의 축복이었습니다.
기회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하나님의 가장 큰 축복은 우리에게 여러 모양으로 주시는 기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 모두는 수많은 기회의 축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에게 축복의 인생길을 걸어갈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주고 계십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기회의 축복을 축복인지 알지 못하고 때로는 귀찮게 생각하고 때로는 그것이 내 인생의 해로운 것으로 때로는 무거운 짐으로 생각하고 그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의 기회를 우리 인생을 고난과 환란으로 이끄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귀찮은 일이 생겼다, 복잡한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만 지나놓고 나면 그것이 기회의 축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 가운데 축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들 모두에게 축복의 가능성으로 여러 기회를 열어 놓고 계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회는 시간을 정해서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일에 대해서는 급하십니다. 우리에게 기회를 주셨는데 우리가 그것을 잡지 않으면 얼른 다른 사람에게 그 촛대를 넘기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사람들 때문에 지체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기회를 받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주시고, 우리 교회에 주신 기회를 받지 않으면 다른 교회에게 주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에 대해서는 느긋하게 참으십니다.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깨닫기를 기다려 주십니다. 사람에 대해서는 기다려 주시지만 일에 대해서는 절대로 기다려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기회는 언제나 주시는 것이 아니라 잠시 얼마 동안만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이주노동자 선교를 20년 가까이 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선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큰 축복입니다. 우리 모두가 죽어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게 될 때 우리에게 할 말이 있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5장에는 우리가 받을 심판에 대한 말씀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것이 우리가 죽은 후에 심판을 받게 되는 기준입니다. 이주노동자 선교는 이 심판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왔을 때 800명 정도였습니다. 사람이 점점 줄어서 지난해 200명 가까이였고 금년에는 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다 시간문제입니다. 우리가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닭튀김을 하고 싶어도 이들을 대접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올 것입니다. 우리가 이주노동자를 섬기는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하나님께서 다른 선교의 사명을 주시려고 그러는지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주노동자 선교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주노동자 선교 봉사도 나이 들어도, 병약해도, 혹시 교회를 떠나게 되도 못하게 됩니다. 금년에 못하면 내년에 해야지 언젠가 할 수 있겠지 생각하지만 장담할 수 없습니다. 기회가 영원히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끼를 대접하는 것도 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도시락봉사도 때가 있습니다. 기회가 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 우리가 이것을 중단해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 생전에 통일이 되어 북한 동포를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이 북한을 도울 기회입니다. 북한이 언제까지 이렇게 식량이 부족할지 모릅니다. 어린이들 돕는 것 우리 정부가 지원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할 까닭이 없습니다. 사실 이것은 정부의 몫입니다. 미국이 식량을 지원하고 세계가 지원하면 우리가 식량을 주어도 받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제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 정부의 힘 있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많은 사람들이 무슨 부탁을 하면 제가 들어주지 못한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권력이 금방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 그때 좋은 일을 많이 할 것 하는 후회를 합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할 것을 그랬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지만 문제는 그때만큼 힘이 없다는 것입니다. 힘이 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있을 때 잘 써야 합니다. 돈이 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 있다가 하루아침에 다 없어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돈이 있을 때 좋은 일을 해야 합니다. 좋은 일에 쓸 수 있는 기회가 늘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옆에 있을 때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 사람이 늘 내 옆에 있어서 늘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옛날에는 저에게 늘 같이 일하자고 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저에게 고문을 하라고 합니다. 고문은 이름만 걸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앞장서서 일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안수집사, 권사들을 교육시키느라 이것해라 저것 해라 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좋은 일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다는 말을 할 때가 좋은 것입니다. 제가 연세 든 권사님들에게 그런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새벽기도 나오시라는 말씀도 드리지 않습니다. 길 미끄러운데 혹시 넘어지실까봐 나오신다고 해도 말립니다. 그러니까 시무하고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입니다. 이것을 귀찮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특별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예배드릴 수 있는 기회, 기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열심히 해야 합니다. 우리의 혀가 굳어지면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 할 수 없고 찬송을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을 때가 올 것입니다. 봉사하고 싶어도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때가 올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다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잠시 허락하신 기회를 놓치면 안 됩니다.
금년 한해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아주 소중한 기회를 허락하셨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기회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선한 일,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기회, 북한 동포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이 기회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우리에게 이 기회의 축복을 주셨으니 이제 우리가 하기 나름입니다. 이 기회를 그냥 놓칠 것인가, 귀찮다고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피할 것인가 아니면 이 기회를 축복의 기회로 삼아서 축복을 누릴 것인가 우리가 하기 나름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 주신 이 많은 기회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특권입니다. 특별하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할 수 있는데 피하지 말고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정성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서 이 기회를 잘 잡아서 이 기회가 우리 삶에 큰 축복이 되는 이 귀한 은혜가 금년 한 해 여러분의 가정과 삶에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