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은사

성령의 은사 (Spiritual gifts)

‘카리스마’ (charisma)라 불리는 영적 (성령의) 은사들은 오순절교회에서 보듯이 고전 12:8-10절의 초자연적인 특성을 지닌 은사에만 국한 되는가? 아니면 K. Rahner와 J. Moltmann처럼 성령에 의한 모든 종류의 활동을 성령의 은사로 볼 수 있는가? 라너와 몰트만처럼 신자 불신자를 초월하여 생명-은혜에 대한 모든 실존적인 체험이 곧 영적인 은사가 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없다. 성경은 성령의 은사는 신자에게만 국한된다고 밝힌다. 롬 1:11절에 chrisma pneumatikon라는 단수형 표현이 등장한다.

1. 정의

성령의 은사 혹은 영적 은사란 무엇인가? 어떤 사건 안에서의 성령의 현현이나, 하나님과 그 백성을 섬길 수 있도록 능력을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초자연적이지 않은 교회의 사역들과 영적 은사를 구분하려고 하지만 사실 성령은 양자 안에서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신다.

2. 구약에 나타난 성령의 은사

구약 이스라엘은 성령을 경험했다. 그리고 성령은 이스라엘의 소망이 되셨다. 사사기와 사무엘상에는 성령님 (ruah qados; 시 51:11; 사 63:10-11)의 은사를 전쟁의 성령과 같이 도덕과는 무관한 파괴적인 능력을 시행하시는 분으로 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구약 선지서의 내면적 갱신의 능력으로서의 성령의 약속들과 순종적인 종-해방적 구원자와는 다른 모습처럼 보인다 (렘 31:31-40; 겔 36:24-29). 하나님의 영 (ruah elohim)에 의해 강권적으로 붙잡힌 사사들은 이방 국가와의 대결 속에서 구원을 위해 부르짖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어떻게 거룩하게 섬겨야 할 것을 가르쳐 준다.

창조 세계-생명체 안에 성령이 거하신다 (창 1:2; 6:3; 7:15; 욥 32:8). 그러나 이러한 포괄적인 성령론은 구약에서 체계적으로 발전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성령의 은사는 하나님의 백성 특히 선택된 일군에게 구체적으로 임했다. 예를 들어, 성전 건축을 한 브살렐에게 성령의 지혜와 능력이 임했다 (출 31:3-4). 구약에서 성령은 직접적인 계시와 능력 있는 행동을 선지자와 기름부음 받은 자들 그리고 야사 (구원자)들로 하여금 가능하게 하셨다. 이것은 인간 속에 내재된 잠재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직접적인 능력으로 가능하다. 특정인이 아니라 구약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성령을 은사로 소망하고 있었다 (욜 2:28-32).

3.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나타난 성령의 은사

예수님의 출생, 부활, 승천, 교회의 본격적인 시작과 선교 이 모두를 성령이 주관하셨다. 예수님이 공생애 가운데 행하신 기적, 표적, 치유, 선포는 천국을 이 땅에 심기 위해서 하나님의 영의 능력이 나타난 것이다 (눅 4:1; 행 10:38). 회개하고 세례를 받는 모든 이에게 성령이 세례로 부어진다 (행 2:16-18, 38-39; 욜 2:28-32). 담대한 복음의 선포, 충만한 예언과 은사적 지혜와 찬양이 성령의 은사로 나타난다 (행 4:31; 6:8, 10). 성령이 선물로 주신 지혜는 교회의 직분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며, 교회 안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행 5:3; 6:3). 예수님의 승천 후에 지상 교회에게 주어진 선물이 바로 기록된 말씀을 통해서 교회를 위해 역사하시는 성령이시다.

3. 바울 서신에 나타난 성령의 은사

화평의 하나님 (God of peace, not of disorder)의 속성을 거스릴 정도로 열광주의적 은사주의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고린도교회에게 바울은 성령의 다양한 은사들과 사용에 관한 지침을 준다. 모든 은사는 하나님을 섬기고 성도의 유익과 덕을 추구하는 도구이다. 고전 12-14장의 은사들의 목록은 고후 12장 등에 나타난 다른 은사들과 비교해 볼 때 완전한 목록이 아니라, 고린도교회라는 특수 상황에 적합한 목록이다. 바울은 이런 은사들을 수행할 직무들도 언급한다 (고전 12:28). 그런데 이런 직무들을 롬 12:6절에서는 ‘카리스마타’로 표현한다. 그러므로 직무와 은사 사이에 분명한 구분이 모호해 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은사들이 시행되는 길은 다름 아니라 사랑이다 (고전 13). 고전 14장에서 바울은 개인적인 유익을 위한 은사인 방언 그리고 통역 없이 혼란을 가중시킨 방언의 시행보다 오히려 예언을 하라고 권면한다. 예언은 사랑보다 더 큰 은사이기 때문이다. 정경이 완성되기 이전에 공예배 가운데 특별히 성령께서 예언의 말씀을 주셨고, (일시적인 직분인) 신약의 예언자는 그 빛 속에서 교회의 영적 기상도를 파악하고 책망과 위로와 권면을 주었다. 사랑과 덕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화평의 성령님께서 주신 방언의 통역, 예언, 찬송시와 가르치는 말씀, 그리고 계시는 황홀경 (ecstatic) 속에서 시행될 수 없고 성령으로 온전한 정신으로 근신하는 가운데 시행되어야 했다.

4. 성령의 은사와 그리스도인의 직분

롬 8장과 갈 5-6장에 의하면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령에 이끌리면서 살아야 한다. 그 결과는 균형잡힌 성령의 열매를 맺는 것이다. 치유, 방언, 예언, 기적을 행하는 은사는 성령의 특별한 은사로 비교적 쉽게 구분된다. 하지만 인간적 관점에서 덜 특별해 보이는 전도하고 설교하고 가르치고 섬기는 은사들도 죄악된 인간의 본성을 거스리는 것이기에 성령의 나타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은사로 보아야 한다.

교회를 섬기는 다양한 사역들을 주관하시는 것은 성령의 특권이기 때문에 교회의 직분들은 불필요한가? 초대교회와 비교해 볼 때 특별해 보이는 은사들은 현대 교회에 그 빈도와 강도에 있어서 약화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특별한 은사 중심으로 교회가 일을 해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님이 의도하셨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를 믿어 성령의 내주하심을 받아 교회의 직분을 맡은 자들은 성령의 은사들과 달란트를 활용해야 한다 (벧전 4:10). 즉 목사는 성도가 받은 은사들을 고려하여 직분자를 세우고 일을 맡겨야 한다.

참고

Turner, M. 2004. 영적 은사. (In  데스몬드 알렉산더 & 브라이언 로즈너 eds.  IVP 성         경신학사전. IVP. p. 898-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