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소식

지진 소식

화산은 땅 속의 마그마와 암석이 밖으로 분출되는 것이지만 지진은 땅속의 화산이라 지축을 뒤흔들어 온통 아수라장을 만듭니다. 어제는 이 나라 무슬림의 정월이라 공휴일이었습니다. 여기 시간 8시 15분경일겁니다. 마닐라에 갔다가 비행기로 세부로 돌아오는 길인데 비행기가 계류장에 닿자마자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비행기가 흔들립니다. 처음엔 비행기가 잘못된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옆에 있는 차량들이 트위스트를 하는 걸 보고 지진임을 직감했는데 그러자마자 공항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활주로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때부터 공황은 통제되기 시작했고, 비행기 안에 한 동안 갇혀 있다가 비행기 앞에 깔아 놓은 짐을 찾아 지인의 자동차로 겨우 시내로 들어왔습니다.


사무실 한 쪽 벽돌이 무너져 밑에 있던 기물이 박살이 났고, 정돈해 놓은 물건들이 다 제자리를 떠나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직원들 중 아예 출근을 하지 않은 사람도 있고, 출근을 한 다음 아내가 염려가 되어 집으로 되돌아 간 사람, 지진 때문에 다른 곳은 일을 하지 않는데 하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실 옆에 있던 약국을 위시해 대부분이 셔터가 내려져 있습니다. 밀린 일이 많아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이에도 여진이 건물에 울음소리를 내고 흔들어대니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를 했다 들어왔다 반복합니다. 한국 분 몇이 지진으로 인해 각자의 사무실을 닫고 와서 지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눕니다. 지진을 처음 만난 사람, 오랜 경험으로 인해 지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보니 벽이 여기저기 갈라져 있고, 벽에 걸린 그림이나 거울들이 떨어져 깨어졌노라 말을 합니다. 뉴스에 의하면 여기저기서 사람이 죽고, 쇼핑몰 앞의 육교가 무너지고, 산토니뇨 라고 하는 아기 예수상을 만들어 놓은 성당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또 밤새 여진이 집을 흔들어대는 통해 잠을 설치고, 여기저기서 비명과 함께 사람들이 집 밖으로 튀어 나왔다 들어갔다는 반복합니다. 이 나라에 십여 년을 살면서 화산도 여러 군데 다녀봤고 지진도 경험해 봤지만 이번처럼 센 지진은 처음입니다. 세부는 지진이 많은 필리핀에서 남쪽으로 쳐져 있어 지진에 대해 다소 안전한 곳임에도 비록 조금 떨어진 보홀 섬이 진원지이지만 강도 7.2의 지진이 일어났다니 의외로 받아들여집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몇 차례 흔들고 있는 지진, 어쩌면 지구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는 이 흔들림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지구는 절대로 영원하지 않다는 것일 것이며 그 다음엔 그 지구의 수한이 다 되어 간다는 경고일겁니다.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마24:7) 주님이 직접 말세에 재난의 시작에 대한 현상이 이럴 것이라고 언급하셨습니다. 거짓선지자가 많은 것과 불법이 성하므로 사랑이 없어지는 것도 함께 나타나는 현상입니다(마24:11-12) 사람들의 심령이 물질문명에 매몰이 되어 영혼의 기근이 와서 그 속에 뜨거운 욕망의 마그마가 이글거리니 온 세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구의 땅은 인간의 심령의 땅과 꼭 비례하여 동행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