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상 시

  이동아
  감사
  












보리이삭 첫열매를
복담아 주신 자루에
주신 복에 턱없이
모자란 감사로 살아생전
행복해 하시던 우리 할머니

논두렁 밭두렁에
처음 익은 오이랑 호박이랑
텃밭에 심은 감자며 가지며
당신 앞에 수북이 드리는
향기 나는 감사의 노래

한 상에 둘린 온 식구가
일용할 양식으로 굶지 않으며
일하는 즐거움으로 잔병치레 않고
잘도 헤쳐온 구릿빛 세월을 만지며

된장에 풋고추는 천생연분
보리 상추쌈 한입에 물고
막 길러온 냉수로 등물을 하며
너른 마당만큼 넉넉한 행복한 미소를

사막과 같은 땡볕 세상에서
구름기둥으로 에어컨 장치를
불기둥으로 온방장치로 보호하실
평생의 둥지인 당신의 손길을 바라보며

오늘도
보릿고개 너머 불어오는
밀 보리 익어가는 내음담아
할머니의 감사 향을 올리면
먼 고향 예배당에서 종소리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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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동아 목사(분당제자교회)





2008-07-30 11: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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