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흔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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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흔적
권 다니엘
아직도 길은 먼데 바람은 어디쯤 잠들어 있을까
아버지는 마룻 머리에 앉아 새벽 찬 공기와 함께 가뭇기엇 밀려오는 바람을 느끼면서도 한껏 바람을 잡지 못하고 늘 마른 헛기침으로 어둠을 깨우다 총총 걸음 먼 길을 떠나셨다
귀동냥으로 달려온 섬에서 살아온 바람같은 시간들
모퉁이마다 숨어있는 자잘한 바람네는 아직껏 허헛한 가슴 채워주지 못하고 동구놀이를 하며 숨가쁘게 한다
어디까지 왔니 당당 멀었다 어디까지 왔니 동구밖에 왔다 어디까지 왔니 텃밭까지 왔다 어디까지 왔니 어디까지 왔니 발을 동동 구르며 물을 때 마다 당당 멀었지 당 당 멀었지
들릴 듯 잡힐 듯 채워질 만하면 싸한 썰물처럼 신트름만 남기고 끄어이 끄어이 힘겨운 신 새벽 가슴속 휘저으고 냅달리는 바람을 보며 오늘도 나는 냉가슴으로 서성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