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설교계획

새해 설교 계획
윤남중(1970~1994년 새순교회 담임목사, 현 원로목사)

한 해의 설교 계획은 30, 40대 젊은 목회자들에게 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들에게는 꿈도 있고 계획도 있고 설교를 만들어 내는 정열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와 같은 나이에 40여 년을 설교해 온 사람은, 이제는 눈도 쉽게 피곤해지며 사고도 둔해지고 글을 쓰면 어깨가 아프고 컴퓨터를 치면 눈이 아련해지는 게 말하자면 몸의 모든 부품이 낡아버렸다.

그래서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지난 날 정력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했던 설교를 한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묵은 김칫독에서 김치를 꺼내먹듯, 그리고 곶감을 하나씩 빼먹듯 빼먹어도 앞으로 40년을 설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늙어가는 목회자, 소위 원로목사의 함정이다.

사람이 늙으면 메시지도 퇴화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몸은 늙어도 메시지는 오히려 풍성할 수 있다.

이런 점은 신년 설교를 계획함에 있어 필자에게 커다란 위로가 된다.

왜냐하면 필자의 특별한 경우, 이를 테면 몸이 아프다거나 너무 피곤하다거나 전혀 시간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새로운 설교를 준비하거나 연속강해설교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교준비와 선교전달은 어렵다. 목회 자체도 어렵지만 설교는 더더욱 어렵다.

목회생활에서 제일 힘들고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역시 설교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어렵다는 말은 책임 있는 설교를 하자니까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쉽게 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쉽게 하는 비결을 물으니 “성령의 인도하시는 대로 하면 된다”고 간단히 대답한다.

원고도 필요 없고 다만 기도하기만 하면 성령님께서 영감을 주시는데, 그것을 그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쉽게 하는 방법은 ‘3년 주기’로 하면 된다고 한다.

‘3년 주기’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그 하나는 신자들의 기억은 3년이 지나면 3년 전 설교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3년 전에 했던 설교를 다시 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만 3년이 지나면 교회를 옮기면 된다고 한다.

주님은 그들에게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하실 것은 분명하다.

또 어떤 목회자들은 설교를 하면 할수록 숙련공처럼 숙달이 되어 그 방면에 통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40여 년이 되었는데도 도사가 못되었다.

필자가 신학교 시절 김양선 목사님에게 “어떻게 그 많은 기독교 사료(史料)를 수집했습니까?”라고 묻는 말에, “나는 중학교 때부터 수집했는데 여러분도 한 가지 일에 10년을 집중하면 그 방면에 도통할 수 있다”고 대답하시는 말씀에 공감했다.

그러나 필자는 설교를 40여년 했는데 도통하지 못한 것은 역시 설교란 영혼을 구하는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1년 앞을 내다보고 설교계획을 세우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통해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의 할 점은, 필자의 신년 설교계획은 다른 목회자들에게 단순히 설교자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며, 또한 필자가 작성한 설교 형태를 제공해주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런 도움을 여기서 바란다면 그는 주님의 영광스러운 설교의 참 맛을 모르는 사람이고, 설교의 사명을 잊은 사람이다.

어떤 목회자들은 남이 만든 설교 요약이나 설교 전문에 의존한다.

그들은 영광스런 설교자의 기쁨을 잃어버린 자들이다.

필자가 제시하는 방향들은 설교자들의 독창적인 설교 구성을 권장하는 데 있다.

그것은 창조적이고, 구체적이며, 그 형태는 매주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모든 설교자들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자신의 설교 패턴을 가지도록 힘써야 한다.

필자의 신년설교계획의 내용은 필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하였지만, 그러나 추상적인 것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것만 밝혀두고자 한다.

설교 내용을 무엇으로 하든지 개교회 목회자들은 연중설교를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하며 그 계획을 작성할 때에는 시간, 계절, 교회력, 그리고 교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계획은 연구를 위한 것이지 설교를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

① 풍부한 자료공급원에 의존하라
우리의 자료공급원은 하나님의 말씀인 신구약성경이다.

설교자들이 당하는 유혹은 설교의 주제를 기존 설교집에서 찾느냐 성경에서 찾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집을 설교의 보고로 아는데, 이것은 목회자의 영적 발전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것이다.

설교준비는 첫째, 주제가 먼저냐 성경본문이 먼저냐 하는 것이 분명히 정해져야 한다.

물론 성경본문이 먼저이지만 많은 설교자들이 주제를 선택한 후 성경을 찾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그 이유는 시대적 상황이나 교회사정, 회중들의 요구에 따라 주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교자가 유념해야 할 것은 그것이 성경중심의 설교가 아닌 방향으로 끌고 가는 함정이라는 사실이다.

목회자가 평소에 성경을 계속해서 읽는다면 그 안에서 주제가 나오고, 시대적 상황도 판단할 수 있고, 교인들의 희노애락 즉 슬픔과 고뇌 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주제를 찾아서 성경본문을 억지로 맞추어 설교준비를 하려는 것은 인간 본위로 흐를 위험이 있다.

둘째, 그러므로 설교자는 성경을 계속해서 읽어야 한다.

성경에 묻혀 살면서 성경을 안 읽는 사람이 목사들이라는 말이 있다.

설교자에게는 두 개의 탱크가 있는데, 하나는 설교자료 공급원인 성경이고 또 하나는 그 성경을 읽고 얻은 영감을 저장할 수 있는 설교자 자신이다.

△정기적이고 규칙적으로 읽으라
불랙우드가 “설교에는 성경이라는 날줄과 삶이라는 씨줄이 있어야 한다”고 한 말은 참으로 명언이다.

이 두 줄이 합해져야 좋은 옷감이 나오는 것처럼 설교도 성경과 삶의 경험이 하나가 될 때 좋은 설교 구성을 할 수 있다.

△성경본문을 깊이 숙독하라
본문을 적어도 10번 이상 정독하고 또 깊이 묵상해야만 ‘꿀에 꿀송이보다 더 단 맛’이 나오는 법이다.

존 스토트 목사는 설교본문을 아침 5시에서 10시까지 읽는다고 한다.

설교란 자료를 수집해가지고 그것을 모자이크(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의 텍스트인 성경을 읽고 또 읽어 묵상하는 데서 주제를 얻은 후 그 주제에 삶의 씨줄을 연결함으로 생명력 있는 설교를 만들어 낸다.

② 연중설교 구상
△상호 연결성이 있게 하라
1년 52주일 아침설교와 주일밤과 수요기도회를 종합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상호 연결성 있는 설교를 하기 위해서 먼저 강해설교를 권하고 싶다.

강해설교는 연속성이 있으며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모든 설교 중 가장 좋은 패턴은 강해설교다.

강해식 설교는 의심할 여지없이 훌륭한 방법이요, 아주 선명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첫째로, 강해설교는 설교자 자신도 큰 유익을 얻는다.

즉 설교자 자신이 배우게 되며, 심령이 자라나고, 성경에서 얻는 메시지가 그의 피와 살로 화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회중과 교회 전체에도 무한한 유익을 준다.

회중들이 성경공부하는 법을 배우며, 하나님 말씀을 깨닫고 마침내 성경과 친밀해 진다.

강해식 설교를 하는 일은 다른 어떤 방식보다 많은 수고를 요하지만, 설교 방법 중 가장 훌륭한 것이다.

과거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강단은 크리시스톰, 어거스틴, 루터, 칼빈, 찰머즈, 안드류 풀저 및 우수한 현대 강단의 거성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강해식 설교에서 그들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둘째로, 강해식 설교는 회중의 신앙이 체계화되기 때문에 유익하다.

우리 교회 교인들이 출타하고 돌아오면 “목사님 설교를 듣다가 다른 교회에 가서 설교를 들으면 재미가 없고 싱겁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사실 필자는 ‘재미있게’ 설교하는 사람은 못된다.

다만 그들의 귀가 강해설교에 훈련되고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셋째로, 강해식 설교는 설교 내용은 다 잊어버려도 그 본문과 본문의 골격만은 반드시 남게 된다.

넷째로, 설교자 자신에게는 강해설교 후 한 권의 훌륭한 작품이 남게 되니 유익하다.

얼마 전 출간된 필자의 로마서 강해설교집 <의의 복음>을 두 번이나 읽은 성도가 있다는 말에 큰 힘을 얻게 되었다.

끝으로 설교 방식이 어떤 것이든지 우선 청중을 고려해야 한다.

성도들의 요구에 맞추어 그리고 그들의 관심과 고민과 시련 등을 고려해 가면서 설교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들의 생활 속에 적용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 ‘그 때(시기)’를 고려하라
‘그 때’라 함은 첫째 주일 아침예배의 설교에 있어서 지역교회 상황이 어떠한가를 고려하라는 말이다.

전도 목표를 세웠다든가, ‘해외선교의 해’로 정했다든가, 예배당이나 교육관 건축을 계획했다면 거기에 맞춰서 설교를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예배당 건축계획을 세운 교회는 느헤미야서를 연속강해 할 수도 있다.

요즘과 같이 시한부 종말론의 충격으로 교회가 상처를 받고 있는 교회는 데살로니가서를, 의행득구(依行得救) 사상으로 진통을 겪는 교회는 로마서나 갈라디아서를 택하여 믿음으로 구원얻음을 강조할 수도 있다.

선교는 사도행전을, 은사문제로 교회가 무질서하면 고린도서를 강해하면 좋다.

하여튼 개교회 사정에 따라 성경을 택하면 된다.

성경 속에는 크고 작은 주제들이 있어서 광범위하게 회중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강해설교의 장점이다.

그리고 교회 신자들 중에 목사가 나를 ‘표적’으로 삼고 설교한다는 오해도 피할 수 있다.

△교회력을 참고한 목회계획을 참고하라
한국교회는 1월 첫 주일을 기준하여 모든 계획의 출발점으로 삼지만, 구미교회에서는 교회 절기 혹은 기독교의 해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모든 계획을 가을에 착수한다. 그 계절을 ‘기독교 해의 봄’이라고 한다.

가을에 시작하는 이유는 모든 교인들이 휴가에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느슨했던 심령들이 새롭게 시작할 때가 가을이다.

가을에 시작한 여간 계획은 4분기로 나누든지 아니면 3분기로 나눈다.

③ 신년설교계획

△주일 아침설교
필자는 주일 아침설교를 지금까지 로마서, 마태복음, 빌립보서, 야고보서 등을 연속으로 강해설교 해 왔다.

신년은 에베소서를 택하여 매주일 강설하려고 기도하는 중이다.

그러나 매월 한 주는 가정문제를 다룰 생각이다.

개인상담 중 많은 성도들이 가정에서의 상처가 크기 때문이요, 회중의 3분의 2가 여성도들이며, 전체는 가정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에베소서를 강해하려는 이유는 하나됨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국가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는 하나님의 영광스런 계획이나(엡 1:10), 당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우세해지고 유대인 형제 그리스도인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에 바울은, 그리스도인은 모두 대등하고 하나임을 강조했다.

독일은 통일되었지만 동서독이 예상 밖의 진통을 겪고 있다.

그 후유증을 틈타 국수주의 과격분자들이 데모를 일삼고 있다.

필자는 언젠가는 남북의 통일을 앞두고 먼저 우리 그리스도인들부터가 이를 대비해야 독일이나 다른 통일국가의 진통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인격적인 관계와 행동 방식에서 하나인 것을 나타내지 않으면 안 되겠기에 에베소서를 택한 것이다.

어린 다윗이 사울왕의 그 무거운 갑옷을 입고 나아가지 않았던 것처럼 누구든지 체계의 속박을 받을 필요는 없다.

△주일 저녁설교
부목사가 없는 교회는 주일 찬양예배처럼 소홀히 하기 쉬운 시간은 없다.

한국교회는 주일 저녁설교를 찬양예배라 해서 성경공부나 주제설교를 하는 경우가 많다. 구미 교회에서는 주일 저녁예배를 주로 성도들 간의 친교 중심의 모임을 갖는다. 교파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교회에서는 부교역자들이 주일 오후 3시에 맡아 하는데, 새해에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생활에 대해 가르치도록 방향을 정해서 같은 소리, 같은 깃발을 들고 나갈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바울 서신의 패턴은 언제나 전반부에서는 교리면을 다루고 있고 후반부에서는 반드시 생활 즉 도덕적인 면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주일 아침설교와 주일 저녁 동역자들의 설교는 후반부처럼 바른 삶을 가르치도록 계획하고 있다.

△수요기도회 설교
한국교회의 대다수 설교자들이 수요 혹은 삼일기도회는 성경공부로 대치해 왔다.

이 경우는 주일 아침 설교를 제목설교로 한 경우이다.

주일 아침예배 때 강해설교를 하는 우리 교회와 같은 데서는 두 번 다 성경 본문을 중심하기 때문에 지루함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새해에는 목사가 성경공부할 부분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한 후 분반해서 그것을 토의하고 정리하고자 한다.

그 후 그룹 리더는 각자의 기도제목을 알아본 후 한마디 기도를 하게 한 후, 다시 전체로 모일 때 리더가 자기 그룹에서 어떻게 관찰, 해석, 적용한 것을 복 하도록 하는 기도회를 갖고자 한다.

필자의 교회에서 ‘차 한잔선교회’의 귀납적 성경발견 학습법에 훈련이 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교회에서도 얼마든지 시도해 볼 만하다.

소외된 사회에서 교회 공동체의식과 말씀을 통한 교제와 공동의 기도제목으로 함께 기도한다는 것은 주님이 주시는 축복을 함께 나누는 말씀의 만찬이기도 하다.

때로는 그 시간에 우리 교회에서 협력하는 35명의 선교사가 보낸 편지를 읽고, 그들을 위하여 함께 기도하기도 한다.

능력 있는 목회자로 인정받으려면 날마다 자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획을 잘 세워서 자신의 시간관리와 영력을 잘 유지해야 하며 항상 겸손하게 주님을 위지해야 한다.

그래야 힘들여 세운 계획도 계속 능력있게 유지할 수 있다.

(윤남중, “새해설교계획 : 주 안에서 하나됨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