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본 천국

내가 가본 천국

(증언:세네카 쏘디, 기록:엘우드 스코트, 번역:이상길 )

21. 열 번째 이야기(3) / 천국에는 민족, 인종 차별이 없다


우리들의 대화들이 거의 긑날 무렵 어머니께서 오셨다.
\"얘야, 천국에는 인종의 구별이 없다는 것을 들었느냐?\"
\"인종의 구별이 없다니요. 무슨 말씀이세요.\"
\"물론 구별은 있지. 허지만 인종의 편견이 없다는 말이다. 세상에서는 육체의 종류에 따라 차별이 있었지 않느냐? 여기에 온 영혼은 흠도 티도 주름도 없고 입은 두루마기도 다 동일하다. 세상에서 흑인이든지 백인이든지 황인종이든지 간에 이 곳에는 한 가족이다. 한 아버지의 자녀들이란 말이다. 저 쪽에 노래하는 가수들을 보았는냐?\"
\"그럼요! 어머니.\"

\"그들은 흑인들이었어. 그 중에는 노예 신분으로서 상전들에게 잔인한 대우를 받은 사람도 있다. 우리 저 쪽에 가서 얘기를 나누어 보자!\"
우리는 그들에게로 갔다. 그런데 내가 금방 알아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너무나 반갑게 부르짖었다
.

\"여보시오. 당신 라스투스가 아니요?\"
\"아, 맞습니다. 누구신데요?\"
\"나를 자세히 보아요, 누구인지...\"
\"아, 쏘디 선생님, 북해를 지나는 기선의 갑판 위에 흑인들에게 설교하신 적이 있으시죠?\"

그는 반가이 손을 내밀었다. 나는 과거에 그의 상전과 함께 사업을 해서 그를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의 피부는 검었고 배운 것이라곤 없었는데 이 곳 천국에서 다시 보니 그의 얼굴은 천국의 찬란함으로 빛나고 그의 옷은 흰옷이었다.
그는 잠시 큰 소리로 웃고 나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는 재회의 기쁨을 그대로 표현했다.
\"나도 반갑소. 그런데 당신은 아주 변했소. 천국에서는 흑인이 없나보군요.\"
\"여기서야 다 백색입니다. 그 보다 주님의 형상을 닮고 있지요.\"

이처럼 그가 여기에서 높임을 받고 있는 걸 알면 그의 옛 상전은 어떻게 생각할까 라고 물어 보았다.
\"저는 주인을 열심히 찾아 보았는데 여기에 없으니 걱정이 됩니다. 당신이 아시다시피 나는 주인으로부터 도망쳐 북부 러시아로 가지 않았습니까? 그 후로 한 번도 보지 못했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었지요. 주인은 무섭게 채찍질했어요. 그래서 다시는 그런 모진 쓰라림을 받지 않으려고 탈출을 생각하고 목화 짐짝 사이에 숨었지요.

배가 출항한 후, 저는 배고프고 목이 말라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들키고 말아 모진 매를 맞고 뱃사람들이 요나에게 한 것과 같이 바다에 던져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간신히 목숨을 구하여 러시아로 도망친 것입니다. 저는 구속받은 이들 사이에서 행여 주인이 와 있나 보려고 찾아 다녀 보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주인은 평소에 예배에는 잘 참석했습니다. 신앙고백도 매주일 했구요...

그런데 6일 동안은 벼라 별 불경한 짓을 다 하고 가족들을 학대하기도 하고 노예들을 포악하게 다루었습니다. 그러니까 7일 중에 하루만 주님을 섬긴 것입니다. 사람들은 두 주인을 섬기고 있습니다. 주일에는 다 구원받을 것처럼 선하고 의롭게 보이는데, 남은 6일 동안은 그만 마귀의 지배를 받거든요. 저는 천국에 와서 매우 부자가 되었습니다. 세상에 있을 때 저는 너무나 가난하여 오두막집에 창문도 없고 마루에는 카펫도 없고 벽에도 그림 한 장 붙이지 못했습니다. 뜰에 꽃 한 송이라도 심고 싶어도 주인은 집의 문턱까지 목화를 심었습니다.

그런데 천국에서는 모든 것이 나의 소유입니다. 내가 보는 것마다 나의 소유이며, 또 다른 이의 소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천국에 와서 저는 비로소 자유를 얻었습니다. 저는 이 도로 위 아래, 그리고 저 먼 길을 따라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천국의 수레는 목적지에 데려다 줍니다. 낙원의 어느 지역이든지 내 맘대로 가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은 저에게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가게 허락하였고 나무의 열매 또한 얼마든지 따 먹도록 허락하셨습니다.\"

\"라스투스, 이 곳에서 당신은 높이 존귀함을 받고 모든 성도들 가운데서 왕자로 삼아 주신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그 기쁨을 말로 다 형언할 수 없소.\"
\"예, 당신이 기뻐하는 그 이상으로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은혜를 듬뿍 받은 자인데 당신은 그 증인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언제 이 거룩한 성에 오셨습니까?

\"나는 잠깐 성에 머물렀다가 이제 처음으로 낙원에 오는 것입니다.\"
\"이 영원한 성의 온갖 신비들을 바라보는 것이 결코 지루함이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심령은 세상의 죄로 인해 다시는 움츠러 들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찬양으로 가득 차고 팽배해 질 것입니다. 자! 이 수금을 보십시요(그리고 그는 현들을 풀어 조율했다). 저는 주님을 찬양하려고 이 현들을 가장 양호한 상태로 조절 해 둡니다.

그런데 쏘디씨, 이 곳에서 저희 주인을 만나지는 못하겠지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 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오지 못하되 오직 어린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 뿐이라>라고 하셨잖았습니까? 주인은 농장의 여자들을 많이 괴롭히고 또 그 일에 자기들의 패거리를 끌어 들이기도 했습니다. 그처럼 부도덕하고 상스런 일들을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주일 날에는 그런 악행들을 언제 저질렀느냐는 듯이 감추고 다른 이들에게 신자로 보이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날, 천사가 내게 와서 그 주인이 지금 진실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으며, 그이 눈물과 말씀의 비누로써 그 자신을 씻는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줄지 누가 알겠어요? 그러면 저는 이 수금의 제일 높은 조로 찬양을 올릴거예요. 아마도 천사가 <라스투스, 에프 장조로 다시 낮추는 것이 좋겠어요. 지금 그는 발바닥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문둥이 상태인데 완전히 깨끗해 지려면 요단강에 나가 일곱 번 몸을 담가야 할 것이 아니겠어요?>라고 말 할 때까지 연주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라스투스, 세상에서 함께 일했던 노예들은 다 어떻게 되었나요? 그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이 천국에 들어 와 있나요?\"
나는 비로소 제일 묻고 싶은 질문을 던졌다.

\"아, 쏘디씨, 세상에서 입었던 검은 누더기를 벗어 던지고 빛나는 옷으로 갈아 입었으니 척 알아 보기는 힘들 거예요.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의 청아함이란 정말 놀랄 지경입니다. 그 노예들이 다 이 곳에 와 있지는 않습니다. 몇 사람들은 주인 이상으로 파렴치한 위인들이었지요. 포악한 성품을 고치지 못한 사람들, 매춘부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제가 돌아 가 그들을 만날 수만 있다면, 이 두루마기와 흰 옷을 보여 주고 또 이 실과들을 맛보게 해 줄 수 있을텐데... 모르긴 몰라도 모세와 그 밖의 선지자들은 믿지 못해도 저를 보면 믿을지 누가 압니까?\"

\"좋은 말이었어요. 참 흥미 있는 내용이었어요. 내게도 일행이 있으니 가 보아야겠습니다. 또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나는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 순교자들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무리들과 합세했다. 나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 성문을 통과하기에 합당하게 인침을 받은 자들은 누구나 편견이 있을 수가 없겠군요.\"
\"지상의 각 나라 각 처로부터 인조이나 민족, 어떤 방언과 신부니 다 모여 왔으나 모두 주님의 형상을 입고 있다. 그런데, 그들 모두는 이 전의 생활과 매우 유사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단다.\"

\"아, 저기 다윗의 수레가 옵니다.\"
우리는 그 수레를 타고 성문을 향해 쾌속으로 달렸다. 므낫세 성문을 통과하여 어린이 공예관 근처에서 저지했다. 그 곳에서 어머니와 딸 메어리가 내렸다. \"다시 만나게 되기를....\" 이라고 작별 인사를 교환했다. 다윗이 내게 권면한 것이 있어 잠시 헤어지기로 한 것이다. 내 마음이 온통 보좌 쪽에 사로잡혀 있음을 다윗이 눈치 채고 보좌로 향해 가는 나의 여행길에 안내자가 되어 주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가 탄 수레는 그 속도를 계산할 수 없는 쾌속력이었다.

저 멀리 보좌로부터 나오는 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으로 말미암아 수목들과 대로(大路)에까지 왔다. 수천의 셀 수 없는 영혼들, 영화롭게 된 성도들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기도 하고 보좌를 향해 걸어가기도 하고, 수레를 타고 보좌로 가는 이들이 있었다.

나는 다윗에게 말했다.
\"저는 보좌로 가고 싶은 열망이 대단했습니다. 또 세상에서의 나의 아내를 꼭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딸 애가 그러는데 낙원의 먼 지역에서 지금 봉사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낙원에 있었을 때 말했어야지, 더 속히 갈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지금 당장에 가 보아야겠구나! 나도 너의 아내를 잘 알고 있다. 매우 기뻐할 것이다. 그런 기회가 있도록 돕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수레의 방향을 바꾸었다. 다윗이 물었다.
\"어떤 길을 택하겠느냐?\"
\"저는 길을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어린이 공예관을 거쳐 저의 어머니와 딸 애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자, 기쁜 마음으로....\"

수레의 속력은 음속이었다. 수레는 어린이 박람회장의 커다란 문 앞에 내려 앉았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