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본 천국
(증언:세네카 쏘디, 기록:엘우드 스코트, 번역:이상길 )
3. 두 번째 이야기/ 생명나무와 유리바다
우리가 지상에 있을 때에는 다른 언어에 익숙하지 못하여 간혹 통역을 내세워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는데 지금은 어느 누구와도 얘기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신령한 것을 위하여 물질적인 것들을 따로 제쳐 놓은 후부터는 나는 다른 이의 생각을 쉽사리 읽을 수 있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일찌라도 내가 육신 가운데 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자세한 내용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대화할 상대가 이미 명료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이미 내 마음 가운데 명백히 반사되어 오는 것이었다. 영적 영역에서 이처럼 신속히 지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신성한 진리가 더 깊고 오묘한 진리로 비쳐온다는 사실이다. 내가 육체 가운데 있었을 때 배운 성경 말씀들이 전에 결코 깨닫지 못한 깊은 진리로 해석되는 것이었다.
이것을 미네랄 지층으로 비유할 수 있는데 더욱 깊이, 더욱 멀리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귀중한 광석을 발견하는 것과 같았다.
\"어찌하여 이렇게 되는 것입니까?
나는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 장로에게 물었을 때 그는 친절히 답해 주었다.
\"하나님은 어찌 당신의 백성에게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 조금 있으면 더욱 깊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니라.\"
거대한 대하의 어귀에서부터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 대양으로 막 헤엄쳐 나가려는 한 마리의 작은 물고기, 내 자신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옳으리라. 언제인가 죽어야 할 숙명을 지닌 인간의 지능으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환희, 그 충만함이 이 순간 넘쳐 흐르고 있었다. 기쁨의 황홀함이 나의 영혼 전체를 더욱 감싸기 시작하자 내 속에서는 할렐루야! 외침의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오려고 했다. 이 기쁨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하나님의 신은 천국의 대기(大氣)이시다. 그러므로 그 기쁨이 우리 속에 자연히 스며오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은 육체 가운데 있을 때보다 훨씬 크고 충만하다. 그러나 지금도 충만한 기쁨을 누리고 있으나 보좌 앞에 가서 눌릴 기쁨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니라.\"
시편의 한 구절이 나의 생각을 스쳐갔다.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니 주의 앞에는 기쁨이 충만하고 주의 우편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
하나님을 찬양하고자 하는 열정을 억제할 숙 없었다. 내게 생명을 주시고, 지옥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나같은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고, 죄에서 구원해 주시고, 나의 심령을 변화시켜 영광 가운데로 인도해 주셨으니 주님께 찬양을 드리지 않으리오!
어떤 세력이 나를 다시금 세상으로 되돌려 보낼 수 있겠는가. 죽음의 두려움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 두려움은 회개하지 안흔 자, 구원받지 못한 자의 전유물이었다.
하나님을 찬양하려는 나의 열망을 옆에 있는 장로가 의식했음인지 나의 마음을 평안히 풀어 주는 것이었다.
\"그대의 감정을 드러 내는 것을 두려워 말아라. 여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느니라. 큰 소리로 찬양하는 자들, 세상에서 살동안 하나님을 찬양함을 배운 이들이 다 여기에 모여 있느니라.\"
내게 친절히 설명해 주신 장로는 구약에서 아는 여호수아였다. 내가 천국에 입성하는 일에 대하여 소상히 안내 해 주시는 분이었다.
\"저 쪽 나무 있는 곳으로 가서 잠시 쉬어 가는 것이 좋겠구나.\"
수정같이 맑은 강가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내가 세상에 있을 때 그저 상상만 하던 것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나무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죽은 가지나 썩은 가지 하나 없이, 시들은 이파리 하나 없이 균형있게 늘어뜨린 가지들은 참으로 아름다웠고, 생기를 뿜어대는 듯한 잎사귀의 향기는 곳곳마다 구석 구석에, 그리고 만물에 퍼져 나가 하나님의 나라 온 대기를 가득 채우는 것이었다. 사실 이 향기가 어디로부터 퍼져 나오는지 알기도 전에 나는 이미 그 황홀한 내음을 흠향했던 것이다.
\"강 건너 저 편을 바라 보아라.\"
장로가 가리킨 쪽을 바로 보았다. 강변에 늘어서 있는 숲이 보였다.
거기에는 정결한 흰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 구원받은 자들이었다. 나의 마음이 찬양으로 충만한 것처럼 그들도 찬양의 기쁨으로 충만케 보였다.
\"이 나무에서 과실을 따 가지고 저 쪽에 있는 분들에게로 가보자\"
장로의 말에 나는 반갑게 대답했다.
\"육체를 떠나 온 후 저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 잘 되었습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전혀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배가 고파 고프다는 느낌은 내가 세상에서 육체에 거하고 있을 때 복음을 듣고자 갈망했던 것과 흡사한 것이었다.
\"어떤 과실을 좋아하느냐? 세상에서 하던 습관대로 마음에 든 것을 골라도 좋으니라. 허기가 져서 약해지고 피로가 쌓인다면 이 실과를 먹어 보겠느냐?\"
실과의 모양은 배와 같이 생겼는데 색깔이 매우 아름다웠다.
\"그대가 보는 바와 같이 매달 열 두 가지 실과를 맺는 나무이다.\"
\"하나님의 능력은 참으로 위대하십니다. 나무마다 열 두 종류의 과실을 맺게 하셔서 매달 익게 하시며 그 잎들도 시들지 않게 하셔서 우리를 위해 주시나이다.\"
그는 \"나무의 이쪽 가지에서 실과를 따서 맛보아라\"고 하므로 탐스런 과실 한 개를 따서 맛을 보았다. 매우 신선하였고 동시에 밝히 이해하는 은혜가 넘쳤다. 이는 죽어야 할 운명을 지닌 인간이 지각(知覺)하는 범주를 뛰어 넘은 것이었다. 이렇게 향기롭고 달콤한 과실이 또 있을까. 오렌지나 복숭아의 맛과 향기도 아니었다. 메론의 맛도 향기도 아니었다.
\"이 과실을 먹는 자는 누구든지 다시는 죽지 않으며 늙지도 않고 피곤치 않으며 사망의 권세가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느니라. 이 나무들 중 하나는 에덴 동산에 있었다. 첫 조상들이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여 이 나무의 실과를 먹으려 했으나 하나님이 금하셨다. 만일 이 열매를 먹게 된다면 죄짓고 사는 인간의 육체가 영원히 죽지 않게 되기 때문이니라. 그래서 천사가 화염검을 들고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육체의 생명 그 경계선을 넘기 전까지는 이 실과를 결코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여호수아 장로는 다시금 나를 안내 해 주었다.
\"저 편으로 건너가자\"
우리는 유리바다와 같은 수면 위를 걸었다. 그 물은 수정(水晶)과 같이 맑았다. 세상에서 보았던 어떤 시냇물보다 더 깨끗하고 소리도 없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선지자의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여호와께서는 거기서 위엄 중에 우리와 함께 하시리니 그 곳은 마치 노질하는 배나 큰 배가 통행치 못할 넓은 하수나 강이 들림같을 것이라.\"
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물었다.
\"우리가 물 속에 빠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너는 육체를 세상에 남기고 온 사실을 잊어버린 모양이구나. 이제 곧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탁월한 몸을 입게 될 것이다.\"
너의 영은 물에 가라앉지 않는다. 너는 곧 공중에서나 천국의 기초석 위에서나 어디서든지 자유로이 다닐 수 있게 된다. 자 어서 가자!\"
내가 접하고 있는 새롭고 신선한 것들 때문에 가야 할 길을 자꾸만 지체하였으므로 서두르는 것이었다.
\"저 건너에 모여 있는 무리들에게 너를 소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강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내려다 보는데 나보다 더 늦게 도착한 영들이 피로 씻어 구속받은 자들의 집회장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함께 어울려 가고 있는 자들 사이에 조금 전 수레에서 내리자마자 알게 된 보헤몬드도 끼어 있었다.
애통과 사망의 사슬에 매인 세상에서 살던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영생의 선물을 받게 된 이 놀라운 은혜에 나의 영혼은 주님 찬양, 형언할 수 없는 감격으로 충만해 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