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난민문제 국제회의

211호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참가기] 국제사회의 새로운 북한 접근법 입력 : 2008년 04월 18일 (금) 11:28:43 [조회수 : 52] 복음과상황 ( goscon ) ▲ 제8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사진제공 윤환철)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지난 2008년 1월 22(화)~23일(수), 런던의 왕립외교협회(Chatham House, 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주-1)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대표 윤현), 고려대 국제대학원(원장 서창록), 라프토인권재단(노르웨이, 대표 얀 람스타드), 채텀하우스 등이 공동주최하는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가 개최됐다. 국제회의는 1999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고, 개최지는 서울, 도쿄, 프라하, 바르샤바, 베르겐(노르웨이) 등이었다.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인권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진 이 회의는 ‘UN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북한인권특별보고관제도 마련’등을 주요 성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 인권에 대한 폭로와 비난이 주된 내용으로 부각되어 ‘북한인권개선’이라는 실효는 못 거두면서,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소지를 안고 있었다. 국제회의는 2006년부터 ‘새로운 접근법들(New Approaches)’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접근이란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의 조화로운 발전과 북한인권운동과 대북인도지원, 인권에 기반한 개발원조, 스포츠외교, 문화예술교류 등 다양한 접근경로를 통한 균형 있는 인권개선전략’(주-2)을 모색하는 것이다. 국제회의가 북한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것은 환영할 만 한 일이나 이 회의가 미국민주주의기금(The 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 NED)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데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참가하지 않는 인사들도 있다. NED는 83년 레이건 행정부 시절부터 ‘민주주의와 인권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중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의 반민주세력을 지원하는 사이비 NGO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회의 분위기 참가자들은 한국, 영국, 미국, 노르웨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지에서 왔다. 서대숙 교수(하와이대)는 지북파의 입장에서 북한의 권력핵심부를 움직일 수 있는 전략을 주문했고, 평양음대 출신의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는 음악 행사 등 ‘문화를 통해 엘리트계층에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마침 뉴욕필의 평양공연이 예정돼 있었던 터라 이런 류의 대북접근은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됐다. 북한공군 대위 출신 박명호 씨는 대북지원이 대부분 군량미로 쓰인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필자는 국제적 고립 속에 처한 북한에 보편적 인권개념을 적용하는 데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대북교류와 지원을 지속하되 북측이 늘상 요구하는 모니터링과 인적교류 최소화 시도를 그대로 따르지 말고 인도적 지원시에 요구되는 보편적 원칙을 요구할 것을 권고했다. 경북대의 허만호 교수는 헬싱키프로세스를 북한에 적용하는 일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국제적 인권네트워크의 압력과 북한내부의 인권세력 조직화, 대북 국제교류의 병행과 상승효과를 일으켜 인권개선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중들은 ‘대북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박명호)과 ‘대북지원을 지속하되 보편원칙을 지켜야 한다(윤환철)’는 상반된 주장을 듣고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 제8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사진제공 윤환철) 도전적 질문들 필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당신은 모니터링, 전달경로 등에 있어서 보편적 원칙을 주장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모니터링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데 그것을 고집할 수 있는가’, ‘한국 정부와 민간이 북한을 지원하기 때문에 더 좋은 여건을 가진 국제기구들의 지원을 북한이 거부하게 되었다. 한국은 대북지원을 국제기구를 통해 우회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은가?’ 하는 것이었다. 답변으로 ‘북한은 구호물자 전달에 있어서 비용이 많이 들고 인적교류가 매우 제한적인 해로를 이용할 것을 종용하고, 약속한 모니터링 방북을 무산시키려는 시도를 해 왔다. 그러나 끈질긴 협상을 통해 육로수송과 모니터링 이행을 관철시킨 경험이 있다. 이런 원칙을 고수하려면 반드시 해당 사업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북한도 보편적 원칙을 지켜야 하는 세계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지원단체들이 성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매스컴을 통해 미리 자랑을 늘어놓기 때문인 경우가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나와 내가 속한 조직은 크리스천 조직이고 성경을 따른다. 성경은 도움 받는 사람이 부끄럽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령한다. 따라서 내가 말하는 모니터링은 수혜자의 수치심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후원자에게 정당한 보고를 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고 답했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몇 해 전 당시 세계식량기금(WFP)의 북한담당관(country director, 평양사무소장)인 리처드레이건(Richard Ragan, 현 네팔사무소장)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국제기구가 남한 정부나 민간조직보다 더 자유롭게 북한 내에서 분배와 모니터링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리처드 레이건을 포함한 거의 모든 북한내 스태프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북한 내 사무소와 직원의 수를 절반이하로 줄일 것과 가능하면 북한을 떠나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주-3) 따라서 더 이상 국제기구가 한국의 조직들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남북한은 정서적으로 가까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평화구축에 필수적 과정이고 평화는 본 회의의 주제인 인권과 직결된다. 그러나 국제기구의 대북지원은 북한 주민이나 관료들에게 한국에 대한 적대적 정서를 완화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남북관계는 전달 자체의 효율을 넘어서는 차원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바로 옆 자리의 패널로서 필자와 상반된 주장을 한 박명호 씨와의 모순점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당신은 대북지원을 해야 한다고 하고, 박명호 씨는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기에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 어느 쪽 의견을 따라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어느 한 쪽이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는 둘 다 사실로 인정해야 한다. 인민군으로서 식량의 일부를 군대로 가져갔던 박명호 씨의 증언도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일반주민들에게 전달시키려 한 (내가 소속한)지원단체들의 노력도 현실이다. 내가 직접 보았던 비공개적인 쌀 배급현장과 북한 전역의 주거지역에서 발견되는 ‘대한민국’ 혹은 ‘미국’ 이라고 적혀있는 식량포대도 현실이다. 따라서 이 사실들을 종합한다면 ‘쌀은 인민들에게 전달된다. 그러나 100%는 아니다’ 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과정상 문제도 작용한다. 이제까지 한국 정부는 쌀을 ‘차관’형식으로 지원했다. 북측은 남측의 쌀을 무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외상으로 사오는 꼴이다. 이런 상태에서 북측이 쌀을 어떻게 처리하든 간섭하는 것은 논리적 문제가 있다. 질문자들의 성향을 짐작컨대, 노르웨이를 비롯한 국가들은 북한에 대해 까다로운 원칙을 고집하지 않고 매우 너그럽게 지원을 계속해 온 듯 했다. 이들에게 ‘원칙을 주장해야 한다’는 언급은 부담으로 느껴졌을 수 있겠다. 한편 대북지원은 하지 말거나 하더라도 국제기구가 해야한다고 생각해 온 부류(VOA의 기자 외)는 ‘대북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제3회의, Helsinki Process in Northeast Asia? 참석자 중 Dr. Geir Helgesen(Senior Researcher, NIAS, Denmark)은 ‘북한 사회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는데, 외국인으로서 한국인보다 더 북한을 이해해주려고 애쓰는 그의 모습에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현재 대북지원과 교류는 전날 주장한 모니터링 원칙의 성사여부와 관계없이 지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한에 대해 보편적 원칙을 주장하되 형편에 따라 양보하는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고 부연했다. 다만, 애초부터 원칙을 제시하지도 않는 양보는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전날의 질문처럼 ‘한국의 대북지원이 국제기구의 지원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요구하지 않는 대북지원이 원칙을 요구하는 대북지원을 실패하게 한다’고 정리했다. 그리고 한국내 60여 개 대북지원단체들이 이 문제와 관련하여 ‘공동규범’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음을 소개하면서 국제사회가 이러한 ‘공동규범’을 만들 수 있다면 매우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자꾸 ‘원칙’과 ‘보편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나의 목표가 북한이 당장의 기아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 북한 내부에서도 민주적 시민사회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임을 밝혔다. 서대숙 교수는 북한측이 이와 같은 회의에 관계자를 파견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그들이 올 수 있도록 이 회의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는 서대숙 교수의 지적에 동의하면서 북한은 누가 초청하느냐, 그리고 어떤 주제냐에 따라 호응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도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진 지 불과 10년이 되지 않은 점을 상기하면서 북한에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들도록 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그 이후에 세계적 인권이슈로 회의를 열면 담당자들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회의의 주제는 \'Helsinki Process in Northeast Asia?\'였고 ‘아시아판(版) 헬싱키 프로세스’가 거론됐으나 그 실현가능성이 가시권내에 들어오지는 못했다. 맺는말 첫 날 대북지원 옹호론자와 불가론자 사이에서 양 측에 모두 논쟁적 쟁점을 던졌던 점은, 예측한 일이었지만 한편 너무 어려운 주문을 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아무런 영향도 못 주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필자가 말하고자 했던 ‘원칙’은 ‘공의’로 표현되는 성경의 보편진리를 우회해서 표현한 것이었으며, 양보와 유연성은 하나님의 긍휼과 성육신의 비종교적 번역이었다. ‘성사주의를 벗어난 태도’는 자랑과 교만, 그리고 탐심에서 놓인 그리스도의 ‘자유’를 닮은 태도로서 복음주의 리더들에게서 배운 덕목이다. 북한에 접근하는 다양한 입장을 가진 국제사회에 대해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입장과 접근법을 소개했다. 내가 알고 경험한 바 최상의 접근법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주-1)채텀하우스는 1919년 파리강화회의(the Paris Peace Conference)에 참석했던 영국과 미국의 참가자들이 전쟁방지의 관점에서 국제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대외정책연구소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1920년 런던에서 영국국제문제연구소(the British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1926년 칙허(勅許, Royal harter)를 받고 ‘왕립국제문제연구소(The 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가 되었다. 한편 미국측 참가자들은 채텀하우스의 자매기관으로 뉴욕에‘국제관계협회(the Council on Foreign Relations)’를 설립했다. 채텀하우스는 개인, 협회, 정부, 그리고 NGO를 회원으로 한다. 후원자(Patron)는 당연히 영국여왕이며, 영국 정부의 장관급 이상을 지낸 인사들이 번갈아 대표가 된다. 현재는 Lord Ashdown of Norton-Sub-Hamdon 외 2명이 대표다. (http://www.chathamhouse.org.uk/) 주-2)http://kor.nkhumanrights.or.kr/world/01.htm 주-3)3) 자유아시아방송의 2006년 9월 1일 기사에 따르면‘세계식량계획은 지난 5월 중순부터 향후 2년간 북한주민 19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로마본부는 당초 지난 2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재개를 승인했지만, 북한측이 감시(monitor)요원을 32명에서 10명으로 제한하자고 주장함에 따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식량지원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양측의 지난 5월 합의 후, 식량배급을 감시하는 상주요원은 10명으로 줄었으며, 북한사무소도 기존의 5개에서 평양에 본부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라고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