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를 읽고

사사기를 읽고 2009/06/02 21: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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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는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부터 사울이 나타나기까지 340년동안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세를 뒤이은 여호수아가 다음세대(Next Generation)의 바통을 이어 받지만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을 모두 다 정복하지는 못한다.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겠지만 평지에서 철병거를 가진 족속이 있는가 하면 이스라엘 일곱지파는 아예 “꼭 지금 가나안 족속을 정복해야 하느냐, 좀 천천히 하면 안되느냐?”며 늦장을 부리기도 해 여호수아가 독촉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사사시대는 이러한 여호수아 시대에 뒤따르는 당연한 결과이기도하다. 모세의 광야생활이 하나님의 불신에 기인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여호수아 시대의 불완전한 가나안 정복은 사사시대의 환경을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광야시대, 가나안시대, 사사시대를 지나면서 우리는 이 한 시대가 다른 시대와 다른 것이 아니라 동일한 원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본다. 어느시대나 장소를 막론하고 하나님을 깨닫고 하나님을 경배할 때는 축복과 평화의 시대가 오지만 하나님이 아닌 우상과 쾌락을 추구할 때는 꼭 이에대한 상응한 징벌이 따라온다는 사실이다.

성경은 한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사들 제각각의 모습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3장부터 시작되는 옷니엘, 예후, 삼갈, 드보라 등 사사들의 모습에서 그들 각자 고유한 특성들을 보게된다. 갈렙의 동생, 그나스의 아들인 옷니엘, 왼손잡이 예후의 독특한 지략, 여선지 드보라는 얼마나 믿음직했으면 바락이 함께가지 않으면 자신은 야빈과의 전쟁에 가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다.

기드온은 또 얼마나 기가막힌 사람인가? 돌다리도 두들겨 가는 그의 성격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거듭 확인하는 기드온을 보게된다. 그러면서도 기드온은 조심스러운 사람이었다. 천사를 만난 후에 그의 하인들 10명을 데리고 아버지의 바알신상을 부술 때도 밤에 몰래 들어가서 이 일을 행하게 된다.

이 일 후에 기드온은 바알신상과 겨루었다는 뜻의 여룹바알(Jerub-Baa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기드온이 미디안을 물리칠 때도 그는 확신을 원했다. 기어코 미디안 군대에 몰래 들어가서 한 병사가 말하는 꿈 이야기를 들은 이후에야 공격을 개시한다. 그러나 일단 전쟁에 임하게 되면 기드온은 무서운 기세로 적을 공격한다. 기드온은 자신의 군사 300명을 데리고 요단강을 건너 세바와 살문나 군사 1만5000명을 좇았다. 하지만 그들은 지쳐서 숙곳 사람들에게 먹을 빵을 요청한다. 눈치빠른 숙곳사람들은 너희가 300명으로 어떻게 승리할 것을 알고 빵을 주겠냐고 당당히 거절한다. 기드온은 세바와 살문나를 죽인 후에 숙곳에 사는 젊은 청년들에게 70명 지도자들의 이름을 쓰게해서 그들을 광야의 가시와 찔레로 벌하고 브니엘탑을 무너뜨리고 그마을의 사람들을 죽인다.

기드온은 미디안에게 승리를 거둔 이후에 이스라엘을 다스려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면서 주님이 통치하실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시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금귀고리를 거두어 제사장들이 입던 에봇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우상이 돼 기드온과 그의 가족에게 올무가 됐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기드온에게는 70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중 아비멜렉은 잔머리를 잘 굴리는 친구였다. 그는 아버지 기드온=여룹바알이 죽고나자 세겜사람들에게 자신 한명이 통피하는 것이 좋으냐 아니면 70명의 통치를 받을 것인지를 강요한다. 그리고 70명의 형제를 모두 죽인다. 그중 가장 어린 아들인 요담이 도망가서 세겜 사람들에게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 가시나무 비유를 이야기한 것은 인상적이다.

10장에 나오는 사사 입다도 특이하다. 그는 어릴때부터 기생의 소생으로 다른 형제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쫓겨났지만 한마디 불평을 않는다. 그러다가 이스라엘이 위기를 맞아 그에게 구원해 줄것을 요청한 것을 보면 그의 인간됨을 알 수 있다. 다른 사사들은 아들과 딸이 30명이니 70명이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데 입다는 무남독녀 이야기만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는 성적으로도 방탕한 생활을 하지 않은 절제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입다에게는 한번 하나님과 한 약속은 천지가 쪼개지는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처음 만나는 사람을 번제로 드리기로 약속하고 자신의 무남독녀를 번제로 드린다. 딸도 그렇지, 시집도안간 자신을 처녀로 불태워 죽이다니! 두달동안 친구들하고산으로 돌아다닌 후에 죽겠다고 말을 하고 아예 산속에 숨어 버리지, 어쩌면 아버지와 딸이 똑같은지, 이해가 잘 안 가는 대목이다. 이슬람에서 말하는 명예살인과 같이 아버지가 딸을 죽이는 심정일까?

삼손은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마노아와 그의 아내가 천사를 만나고 하나님 앞에 서원을 한 이후에 얻은 아들이다. 이 아들을 어릴 때부터 나실인으로 잘 키웠는데 블레셋 여자를 보고는 한눈에 홀딱 빠져서 결혼을 하겠다고 난리다. 자녀를 잘 키운다고 생각하는 모태신앙 부모들이잘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머리에삭도를 대지않고 포도주와 독주도 마시지않고 엄격하게 키워봐야 말짱 헛일이다. 그속에 진정한 사명과 신앙이 들어가야지 자신의 죄된 본성(Sinful Nature)를 극복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는 것이다.

삼손은 모태신앙이 갖고 있는 신앙과 자신의 죄된본성이 연합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잘 보여주는 모델이다. 그래도 두눈을 뽑히우고 죽기전에 살았을 때보다 더 많은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죽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개죽음을 당했다면 그 이름이 얼마나 불쌍했을까? 차라리 들릴라가 아니라 이스라엘 여자였더라면 그렇게까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인데, 스스로 정력이 세다고 생각하는 모태신앙들은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사사기 후반부에 기록된 엄청난 이스라엘 민족내부의 비극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베나민 기브아에 살고 있는 일부 사람들이 성적으로 타락해서 호모섹스의 지경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스라엘은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군사를 모아 이들을 치러 올라간다. 하지만 첫싸움에서 이스라엘은 2만2000명이 전사하고 두번째 싸움에서도 역시 1만8000명이 죽는 대패를 겪게된다. 물론 세번째 싸움에서 베냐민 지파 3만5000명을 죽이고 승리한다. 사사기 마지막장 마지막 절은 당시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모든 사람들이 그가 보기에 좋은대로 행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과연 이스라엘의 사사시대는 왕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민족적인 대 비극이 일어났던 것일까? 아니면 왕이 있더라도 백성들이 타락하면 언제든지 이러한 비극은 반복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