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대신 축복을(1)

저주 대신 축복을(1)
민23:1-12





육이오 전쟁 이후 우리 나라는 모든 상태가 아주 어려웠다. 휴전선을 긋고 언제 또 다시 쳐내려올지 모르는 공산당과 대치하고 있었고, 경제도 아주 형편없었다. 그래서 그때에는 미국 대통령이 한 번 한국을 방문하면 마치 구세주를 모시는 양, 전 국민적으로 환영했다. 미국 대통령에 의해 나라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생각해서 김포공항부터 청와대까지 사람들을 강제로 동원해 길가를 꽉 메우고 환영하게 했다. 한창 공부해야 할 학생들도 학교에 가는 대신 길가에 나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고 미국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게 했다. 아마도 어느 나라에서도 그런 극진하고 열렬한 환영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북의 공산당은 남침할 생각을 못했고, 미국의 경제 원조로 경제도 훨씬 나아지게 되었다.

우리는 오늘 본문을 대하면서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발락 왕이 발람을 불렀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금 발락 왕은 나라 전체가 강적 이스라엘에게 먹히느냐 아니면 발람의 이스라엘에 대한 저주를 통해 살아 남느냐 하는 긴박한 위기에 있었다. 그래서 참으로 어렵게 발람을 초청한 발락 왕은 그를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것처럼 아주 극진히 대접했다 (22:40).
그리고 그 이튿날 아침에 그를 \'바알의 산당\'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22:41). 그곳은 아주 높아서 이스라엘의 온 진을 다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발람은 그곳에 일곱 개의 단을 쌓고, 매 단마다 수송아지 하나와 수양 하나씩 드리도록 발락 왕에게 준비하라고 했다. 준비가 다 끝난 후, 발람은 발락 왕에게 번제물 곁에 서있게 하고 자신은 하나님을 만나서 그의 말씀을 받기 위해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그 동안 발락 왕과 그의 귀인들은 모두 \"발람의 입에서 과연 어떤 저주의 말이 나올까?\" 하고 숨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발람의 입에서 나오는 저주 여하에 따라 나라 전체의 운명이 걸린지라, 그들은 발람의 입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큰 저주의 예언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다. 하나님을 만나서 말씀을 받은 발람은 이스라엘을 향해 저주 대신 축복을 하고 말았다. 그것도 한 번만이 아니라, 네 번식이나 그리 했다. 왜 발람은 이스라엘을 향해 저주 대신 축복을 해야만 했는가? 그는 기대했던 바와는 정 반대의 결과로 인해 크게 화가 난 발락 왕에게 그 이유를 먼저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그 축복의 내용을 말한다.
이번 주에는 먼저 그가 저주 대신 축복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하나님이 저주치 않고 복 주신 백성

첫째로, 발람은 하나님이 저주치 않은 백성을 감히 자기가 어떻게 저주하겠느냐고 말했다.
발람은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을 받은 그대로 발락 왕에게 대언했다.
7, 8절을 보라.

...발락이 나를 아람에서, 모압 왕이 동편 산에서 데려다가 이르기를 와서 나를 위하여 야곱을 저주하라 와서 이스라엘을 꾸짖으라 하도다. 하나님이 저주치 않으신 자를 내 어찌 저주하며 여호와께서 꾸짖지 않으신 자를 내 어찌 꾸짖을꼬?

발락 왕은 자기를 불러다가 이스라엘을 저주하라고 했지만, 그 백성은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을 백성이 아니라, 오히려 복을 받을 백성이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발람에게 처음 나타나셔서 \"너는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그들은 복을 받은 자니라\" (22:12)고 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은 복 받은 자\'라는 주제는 발람과 발락 왕의 이야기 가운데 계속 흐르는 중심 사상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맺은 언약의 한 부분이다.
창세기 12장 1절부터 3절까지를 보라.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

이 언약은 이스라엘 역사 전체를 통해 성취되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1) 보호의 복, 2) 물질의 복, 그리고 3) 영적인 복을 받았다.


1) 하나님은 항상 이스라엘 편에 서셔서 수많은 대적들로부터 직접 보호하셨고, 지금까지 그를 대적하는 모든 나라들과 통치자들을 심판하셨다. 역사상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괴롭혔던 나라들과 통치자들 (애굽, 앗수르, 바벨론, 나치 독일 등)이 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다.

2) 하나님은 유대인들에게 세계 상권을 다 거머쥘 수 있도록 물질의 복도 충만하게 주셨다. 현재 전 세계의 경제, 문화, 정치 모든 분야에 유대인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이 없지 않은가?

3)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과 율법을 주셔서 오랜 기간 동안 풍요한 영적인 유산을 갖게 하셨다.

그러나 몇 주전에 살펴본 것처럼, 이스라엘은 이렇게 많은 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받은 복을 나누어주는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된 우리는 이스라엘처럼 실패의 전철을 밟지 말고 복 받은 백성의 차원에서 받은 복을 나누어주는 차원으로 뛰어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다른 민족들과 구별해 따로 세운 백성

둘째로, 발람은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다른 민족들과 구별해 따로 세운 백성이기 때문에 저주할 수 없다고 했다.
9절을 보라.

내가 바위 위에서 그들을 보며 작은 산에서 그들을 바라보니 이 백성은 홀로 처할 것이라. 그를 열방 중의 하나로 여기지 않으리로다.

하나님은 시내산 언약에서 이스라엘을 다른 민족들과 구별하여 \"나의 소유\"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삼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출 19:5, 6). 이스라엘이 잘 나고, 정말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거룩해서 구별해 다로 세우신 것이 아니다. 그들도 다른 민족들과 외모나 행위는 다 똑같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특별한 백성으로 구별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스라엘 자신이 다른 나라 백성들 같아지고 싶어하는 유혹에 빠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 없이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고, 그 결과 하나님을 왕으로 삼는 대신 다른 나라들처럼 인간 왕을 구했다. 하나님 한 분만 섬기고 그 분만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다른 나라들처럼 이방신들과 우상들을 섬겼다. 바로 이 점이 이스라엘을 타락하도록 했고, 그 결과 나라가 쇠퇴해졌으며 앗수르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게 되었다. 그들은 참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의 유일한 백성 되기를 포기하고, 이웃 나라들 백성들처럼 하나님 없이 \"자기들 소견에 옳은 대로\" 방종하며 살았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교회 안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똑같은 유혹에 빠져 살고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세상 사람들을 얻으려면 세상 사람들 같이 되어야만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주장하며, 그들이 스스로 하나님의 백성 되기를 포기하고 있다. 그들은 교회가 하나님의 백성이요, 아주 특별한 백성이며, 그의 은혜로 구원받아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백성인 것을 잊고 있다.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구별되기를 애쓰기보다, 세상을 닮아가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로부터 하나님의 백성을 구분하기가 점점 더 힘들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유명한 설교자, 캠벨 몰간 (Campbell Morgan)이 \"교회가 세상을 적게 닮았을 때, 교회는 세상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행했다\" (The church did the most for the world when the church was the least like the world)라고 경고한 말을 마음 깊이 담아 두어야 한다.

더 번성해야 할 백성

셋째로, 발람은 이스라엘의 수를 티끌에 비유하며 이 백성이 더 번성해야 하기에 저주할 수 없다고 했다.
10절 상반절을 보라.

야곱의 티끌을 뉘 능히 계산하며 이스라엘 사분지 일을 뉘 능히 계수할꼬?

발람은 높은 산에 올라가 이스라엘 백성의 일부분 곧 4분의 일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티끌\"로 비유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내가 네 자손으로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창 13:16) 하신 말씀을 연상케 한다. 이 말씀대로 현재 유대인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적인 이스라엘 된 그리스도인들이 전 세계에 마치 \"땅의 티끌 같이\" 번창해 있다. 그 수는 날을 거듭하고 달을 거듭하며 해를 거듭하고 세기를 거듭할수록 더 번창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성취된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한 번 세워졌다가 언젠가는 허물어지고 마는 그런 세상 나라들의 백성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들은 영원한 반석 되시는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에 그 수가 계속해서 창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발람은 이 진리를 알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저주하는 대신 \"나는 의인의 죽음같이 죽기를 원하며 나의 종말이 그와 같기를 바라도다\" 라고 했다.
이 진리는 오늘날 교회에 그대로 적용된다.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는 외형으로는 미약하고 별 볼일이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온 땅위에 마치 티끌처럼 번창해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무리 큰 고난과 어려움이 교회에 다가온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는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계속해서 성장하고 창대해질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운명을 믿고 또 운명에 따라 산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백성 된 우리는 철저하게 운명이 바뀌어 그 운명을 지배하며 산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저주 대신 축복을 받아야 할 사람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형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특별한 백성으로 구별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한 구원 계획의 일원으로서 땅의 티끌과 같이 창대해지도록 불러내심을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