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브런튼박사, 연세대학에서 강의

홈 > 목회/신학 > 신학/학술 “선교 없는 신학은 최신 유행 학문일 뿐” 칼 브래튼 박사, 연세대서 강의 “교회 본질은 선교” [2008-05-31 06:55] ▲강연 도중 질문을 칼 브래튼 박사가 통역을 통해 전해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근 교수(연세대), 칼 브래튼 박사, 박종환 교수(연세대), 이범성 교수(실천신대). ⓒ실천신대 제공 세계적 석학 칼 브래튼 박사(Carl E. Braaten)가 한국교회를 향해 선교와 교회를 분리시켜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교회의 본질은 다른 것이 아닌 선교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 오후 3시 연세대 신학대학에서 열린 특별 공개강연에서 ‘교회의 선교적 본질, 다시 되살려야 한다(Reclaiming the Missionary Nature of the Church)’를 주제로 강의한 브래튼 박사는 “선교 없는 교회나 교회 없는 선교는 둘 다 모순(A church without mission or a mission without the church are both contradictions)”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선교학 위기, 전도 열정 식었기 때문 브래튼 박사는 먼저 ‘선교학의 위기’를 언급했다. 20세기 초부터 새로운 신학 분야가 된 선교학은 선교사 활동을 통한 기독교 전파에 포함된 복음의 메시지와 명령을 연구하는 실천신학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했으나, 오늘의 선교학은 신학교 교육과정 가운데 고아가 됐다는 것이다. 브래튼 박사는 “세계선교 교육과정은 거의 제공되지 않고 학생들 역시 관심이 없는데, 그 이유는 주류 개신교 교회들이 더 이상 열정적으로 세계 복음화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식어진 선교 열정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동시에 주류 개신교회들은 수백만씩 줄어들고 있고, 그 결과는 △세계 기독교 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 △세속주의와 물질주의, 무신론, 허무주의에 속박된 서방 국가들의 재선교지화(化) △성경도 제대로 모르는 명목상의 교인 수만 늘어난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후 미국 출신인 브래튼 박사는 ‘기독교 왕국’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기독교 왕국 시대란 선교사역을 행할 경우 세속적인 정부와 사업체, 지식층, 문화적 엘리트로부터 정치적인 후원을 받고 경제적인 부수입을 챙길 수 있으며, 사회적 특권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시대이며, 이 단어는 지난 4세기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에 부여한 특권적 지위로부터 생겨났다. 그러나 브랜튼 박사는 종교다원주의 시대가 된 지금은 “그런 것 없이 선교를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세속주의를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삶을 사는 새로운 종교”로 일컬었다. ‘신학’보다 ‘선교’가 선행돼야 ▲칼 브래튼 박사. ⓒ실천신대 제공 브래튼 박사는 기독교 왕국을 말하면서 신학과 선교의 관련성을 이해하는 측면과 교회와 선교에 관련된 측면에서 심각한 왜곡을 초래했음을 지적했다. 먼저 신학과 선교의 관련성 측면에서는 선교적 실천을 기독교 신학과 분리한 것을 치명적인 실수라고 밝혔다. 초대교회부터 신학은 선교신학에서 시작됐고, 선교에 참여하는 일은 신학적 성찰보다 선행돼야 함에도 현재 유명한 신학교들과 종교학부의 신학교수들의 경우 모든 민족들을 향한 복음전도와 교회를 강화하기 위한 신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브래튼 박사는 주장했다. 그는 “신학은 해가 질 때에야 비로소 시작된다(Theology begins when the sun goes down)”며 선교를 실천한 뒤에 비판적 성찰이 따르는 구도가 아닐 경우 신학은 최신 유행의 철학과 이념을 모방하는 학문적 활동일 뿐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교회와 선교의 분리 측면은 기독교 왕국이 되면서, 교회는 국가를 위한 종교와 교구목사가 되고, 비기독교인들이 공식적으로 사라지면서 교회는 선교적 측면을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브래튼 박사는 “이는 초대교회 사도적 본질과 완전히 대립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선교는 ‘먼 나라’에서 자발적 단체들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그 무엇이 됐다”며, 독립적 선교단체들이 이방 지역으로 모험을 하는 동안 제도적 교회는 집에 머무르면서 교회는 모든 민족들을 향해 복음을 선포하는 역동성과 생명력을 잃어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그는 “이런 기독교 왕국이 죽어서 장사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까지 말했다. “교회는 교인 아닌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공동체” 브래튼 박사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기독교가 왕국이나 국교(國敎)가 됐을 때 교회는 종말론적 관점과 예수의 메시지, 사역의 중심이 되는 하나님 나라 이상을 상실하고 자기 자신을 중심에 놓게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는 교인 아닌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공동체입니다”라는 윌리엄 템플(William Temple)의 말을 인용하며 교회가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를 자기 생명까지 내놓으실 정도로 사랑했던 이 세상과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결국 교회중심주의로 전락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래튼 박사는 “선교 없는 교회나 교회 없는 선교는 둘 다 모순”이라며 교회가 어디 있든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복음과 선교가 교회의 삶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브래튼 박사의 강의에 대해 논평한 이범성 교수(실천신대 선교학)는 “한국교회는 기독교 왕국의 경험이 없으면서도 기독교 왕국의 유산에 시달리고 있으며, 더 지나쳐서 기독교 왕국의 유산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다종교사회에서 기득권자가 아닌 소수약자의 종교로서 자기를 변증하는 선교의 경험이 있는 만큼, 정작 한국교회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기독교 왕국이 되고자 하는 유혹이고, 겸손한 자세로 기득권이 허락되지 않는 21세기에 타종교인들과 어떻게 만나야 할지 배워야 할 것”이라며 기독교인인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교회를 향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이범성 교수는 또 “한국교회는 선교적 열정이 없어 선교학이 주춤하다기보다는 선교적 열정이 너무 넘치는 것이 문제”라며 다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방한한 칼 브래튼 박사는 하버드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독일 하이델베르그대, 영국 옥스포드대, 프랑스 소르본느대에서 연구했으며, 1968년부터 시카고 루터교신학대학원에서 오랜 기간 교수로 봉직하면서 세계 신학계의 주목과 존경을 받아 온 석학이다. 그는 해석학과 종말론에 큰 업적을 남겼으며, 그가 기술한 교회론과 선교론은 세계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브래튼 박사의 이번 강연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이 공동 초청했으며, 전날인 29일에는 ‘오늘의 미국 기독교와 신학, 그 흐름과 쟁점’을 주제로 실천신대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이대웅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