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공회 극비법인설립
찬송가공회 ‘극비’ 법인설립
주요교단 강력 반발···이광선 목사 \"교단장 의견일 뿐\"
▲ 지난 30일 찬송가공회가 법인설립을 선포한 뒤 개최한 첫 이사회 도중 김상권 총무(뒤)가 공동이사장 이광선(오른쪽)·황승기 목사에게 무언가 속삭이고 있다. 전임회장인 통합측의 이광선 목사가 법인 이사장으로 등재되면서 김성수 목사(왼쪽)는 실질적인 공동회장직을 상실했다.
한국찬송가공회가 소속 교단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밀리에 법인을 설립해 교계 안팎의 적쟎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찬송가공회(공동회장 김성수·황승기 목사, 이하 공회)는 지난 30일 공회사무실에서 법인설립을 공개하고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공동이사장 이광선·황승기 목사)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공회는 이미 지난 3월 25일 충청남도 문화예술과에 법인등록 신청서를 접수했고 이를 위해 법인사무소도 천안시 다가동 공구상가내에 마련해 지난 4월 총회 이전인 4월 23일 법인설립 허가를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공회는 총회당시 아무런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공회측은 “등기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각 교단의 반발을 예상해 법인 등기 후 공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첫 이사회로 모인 공회에서 공동회장 김성수 목사는 법인설립 사실조차 며칠 전에 통보받아 회의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사가 된 위원들에게 법인설립을 알린 후 부터는 법인 이사장으로 등재된 이광선 목사가 사회를 보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또 위원들 중에는 법인이 됐다는 사실과 정관내용 조차 모른 채 회의에 참석한 사람도 있었다. 김성수 목사의 경우 공동회장과 관련된 아무런 내용도 정관에 포함되지 않아 실질적인 공동회장직 마저 무의미하게 됐다.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사장 이광선 목사는 “공회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교단에 더 많은 선교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법인 설립을 추진했다”며 “앞으로 전 교단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사수를 늘리고 참여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광선 목사는 ‘법인으로 전환해야하는 이유’라는 공식문서를 통해 “26개 가입교단 중 20개 교단은 법인설립을 찬성하며 약 5개의 교단만 반대하고 있다. 26개 개신교단의 연합체가 임의단체로 존재한다는 것은 위상에 문제가 있다”고 밝힌 뒤 “법인설립을 반대하는 교단장의 의견을 교단전체 의견으로 인정할 수 없고, 공회가 연합기관인 만큼 교단의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회 규약에는 △본회는 사무실을 서울특별시 안에 두며 △전국교회의 염원과 요청으로 개편찬송가와 새찬송가를 하나로 편찬 출판 보급하며 △판권을 소유한 대표 개편찬송가 측 6인과 새찬송가 측 4인 기타교단 4인으로 한 14인으로 구성하며 최고 의결기관이 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어 규약과 정관의 명확한 총회 개정동의 없이 법인설립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예장 합동 \"법인설립 반대 결의 ··· 명백한 불법행위\"
감리회 \"충남도청에 정보공개 요청 ··· 취소 소송할 것\"
일부 교단 비대위 구성에 \'관련자 제명\' 까지 논의
만일 공회가 법인설립 신청서류에 26개 교단이 참여하는 찬송가협의회 결의를 창립결의로 표현을 했을 경우, 이는 의결권이 없는 회의를 통해 불법적으로 법인 설립을 강행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찬송가공회의 역사와 규약에 나와 있는 대로 ‘개편찬송가측과 새찬송가측이 판권을 소유하고 있고 이들이 최고 의결기구가 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공회의 이사회 새정관에는 양측 위원회의 존재를 인정할만한 문구가 명시되지 않아 결국 찬송가위원회와 새찬송가위원회의 존재는 유명무실한 상황에 처했다.
찬송가위원회 총무 엄문용 원로장로는 이날 찬송가위원회의 향후 진로를 묻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름만 존속되지 않겠냐”며 “정관에 따라 처리될 일”이라고 답했다. 이미 지난회기 위원들이 법인창립 이사로 등재돼 있는 만큼 이사선임 동의서에 서명한 사실여부를 확인하자 “기억이나지 않는다. 만약 내가 이사로 등재돼 있다면 왜 나를 부르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사무실 역시 법인 정관에는 천안시에 두고 분소는 서울에 둔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지난 총회에 천안에 주 사무소를 설치한 사실조차 보고된 바 없고 감사들조차도 언제 어떤 경위로 천안에 사무실을 얻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혀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법인설립이 단체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예장 합동과 통합, 감리교, 기장, 침례교 등 주요 교단들이 반대의사를 천명한 것은 공회가 교단본부의 소환요청에 불응하는 위원들이 법인이사로 등재될 경우 더더욱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회의석상에서 백형부 원로목사는 “정관에서 ‘이사는 교단에서 파송하고 소환할 때 즉시 응하여야 한다’는 문구가 교단의 횡포를 조장할 수 있고, 공회가 교단의 뜻에 따라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즉시 삭제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자 이광선 목사가 “그냥 기자회견만을 위한 문서에 포함시켜 놓은 것 뿐” 이라며 백 원로목사의 발언 자제를 요청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연출됐다. 공회가 법인허가를 위해 관청에 제출한 정관은 지난해 4월 정기총회에서 위원들의 동의로 통과된 것과 다른 부분이 상당부분 있었지만 어떤 회의를 통해 정관이 개정됐는지는 위원들조차 모르고 있다.
공회는 지금까지 “법인이 되면 반드시 정관대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정관에 ‘이사는 교단에서 파송하고 소환할 때 즉시 응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같은 조항은 창립 정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공회가 이날 공개한 법인허가서에 등재된 이사명단에는 감리회가 수차례 교체파송을 요구한 위원을 받지 않은 채 지난회기 위원이었던 백형부 원로목사와 엄문용 원로장로가 등재돼 있었고 이사의 임기는 4년으로 보장된다.
한편, 공회의 법인 설립 소식을 접한 주요교단들이 강력대처 할 뜻을 밝히면서 앞으로의 대처 방향에 관심이 집중돼고 있다. 이날 이사회장에서 “법인설립을 반대하는 교단장의 의견이 교단의 뜻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광선 목사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독립찬송가 발행 또는 5개 주요 교단이 합동으로 찬송가를 재 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는 “지난 9월 총회에서 법인설립 반대를 전격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들이 임의로 법인설립에 동조한 것은 교단의 연합사업 취지를 벗어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하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예장 통합도 “연합기관이 교단을 속인 기만행위”라고 반발하며 타 가맹교단과 대응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찬송가공회 법인 설립에 강력히 반대해온 감리회는 일단 충남도청 문화예술과에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법인 설립 추진과정이 적법한 지를 검토한 후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법인설립허가 취소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